다음달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홍콩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지난해보다 86%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관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일~7일)동안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은 하루 평균 15팀으로, 지난해 이맘때(110팀)보다 8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1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는 중국 최대 황금연휴로 꼽힌다. 통상 이 기간은 중국 본토 관광객 수가 대폭 늘면서 홍콩 관광산업에서도 대목으로 여겨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황금연휴 첫 5일동안 홍콩을 찾은 중국 본토 방문객은 12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17주째 반중 시위가 이어진 올해의 사정은 다르다. 블룸버그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위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지하철역 훼손이나 바리케이드 방화 영상 등을 접한 뒤 생긴 경계심 등으로 홍콩 방문을 꺼리고 있다"며 "대규모 관광객까지 잃게 되면 이미 휘청대는 홍콩의 산업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방문객 수는 전년보다 40%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위 시윙 홍콩 의원에 의하면 보통 황금연휴를 한주 앞둔 홍콩 시내 호텔 객실은 약 70% 예약되는 데 반해, 올해는 30%가량에 그쳤다. 방문 관광객 수도 지난해보다 40% 떨어질 전망이다. 홍콩 카우롱 남부의 침사추이에서 호스텔 5곳을 운영하는 샘 라우는 "황금연휴 기간에는 항상 객실이 중국인 방문객으로 가득찼는데, 지금은 40%밖에 예약되지 않았다"며 "이마저도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호스텔을 장기임대 아파트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호텔 종사자 역시 우려에 떨고 있다. 지난달 말 438명의 홍콩 호텔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최근 최대 3일의 무급휴가를 받은 적이 있으며, 43%가 상황이 악화되면 호텔이 인력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항공사도 울상이다. 중국 여행포털 쿠나르(Qunar.com)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홍콩행 항공편 가격은 작년보다 38% 떨어졌으며, 예약 수는 22% 가까이 줄었다. 베이징발 항공편 가격은 변동이 없었으나, 예약 수는 46% 줄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다.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5일 홍콩 시위대가 주도한 총파업에 직원 2000여명이 동참해 항공기 수백편의 운행이 취소된 뒤, 존 슬로사 회장·루퍼트 호그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캐세이퍼시픽 불매 운동이 일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달 이 항공사를 이용해 홍콩에 들어온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다.
블룸버그는 이때를 틈타 "마카오와 태국 등이 홍콩을 대신할 황금연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카지노 종사자를 대표하는 마카오 카지노협회의 스티븐 라우 회장은 "(홍콩) 시위가 이어진다면, 마카오 정부가 중국·유럽·미국 등지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홍보 마케팅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