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 수준으로 묶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으로 최소한 1년반 동안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소식에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처음 종가 기준으로 1만선을 돌파했다.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0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린 금리인상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 점도표에 따르면 17명 가운데 15명이 2022년까지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을 전망했다. 나머지 한명은 2022년 기준금리가 0.25~0.5%, 다른 한명은 1.0~1.25%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금리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한명도 없었다.
성명에서 연준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공 보건 위기가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기존의 판단을 유지한다"며 "미국 경제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견디고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연준은 "도전적인 시기에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했다. 연준은 특히 "앞으로 몇 달 동안 원활한 시장 기능 유지를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보유량을 최소한 현재 속도로 늘리겠다"며 양적완화를 당분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6.5% 역성장한 뒤 내년엔 5%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엔 3.5% 성장을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2021년 6.5%, 2022년 5.5%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0.8%(전망치 중간값 기준)에서 내년 1.6%, 2022년 1.7%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1.0%에서 내년 1.5%, 2022년 1.7%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 달성은 3년 내 쉽지 않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활동이 재개되긴 했지만 아직은 매우 약한 상태"라며 "완전한 경기회복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때까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회복이 얼마나 빠를지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경기회복 속도는 코로나19(COVID-19) 방역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뿐 아니라 재정정책도 필요하다며 의회에 추가적인 부양책 마련을 촉구했다.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YCC) 정책 도입 여부에 대해 파월 의장은 "연준은 여러 수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익률 곡선 관리도 그 중 하나"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YCC는 특정 국채의 수익률을 목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당 국채를 사고 파는 것으로, 일반적인 양적완화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간주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6.59포인트(0.67%) 뛴 1만20.35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만선을 넘어선 건 역사상 처음이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눌려 각각 1%, 0.5%씩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