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익기자의 부동산IndustOry]강풍, 강진에 대한 내진 구조물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 '타이베이101'(타이베이금융센터, 101층·508m) 빌딩 92층엔 지름 6m짜리 황금색 쇠구슬이 달려 있습니다.
2010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부르즈칼리파'(162층·828m)가 완공되기 전만 해도 '타이베이101'은 2004년부터 6년간 세계 최고 마천루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마감시공을 한 빌딩입니다.
92층을 관광객들에게 개방해 '타이베이101'을 찾는 사람은 이 황금색 쇠구슬을 볼 수 있습니다. 설명을 듣기 전엔 이 구슬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상상하게 됩니다.
2007년 이 건물을 방문할 당시 건물 전체를 거대한 용으로 본다면 이 구슬이 여의주쯤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용도는 다소 의외입니다. '타이베이101'이 관광상품의 하나로 내세운 이 쇠구슬은 다름아닌 이 건물을 강한 지진에 견디게끔 하는 내진구조물이었던 것입니다.
대만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강한 지진대에 속해 있습니다. 1999년 대지진 당시 2400여명이 목숨을 잃고 건물 5만여채가 무너졌습니다. '타이베이101' 공사가 한창이던 2001년 3월에도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공사장 인부 5명이 죽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런 대만이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을 갖게 된 건 순전히 내진설계 기술 덕분입니다. 황금색 쇠구슬은 '타이베이101'의 내진설계의 거대한 상징물인 셈입니다.
이 쇠구슬의 원리는 시계추 원리와 비슷합니다. 시계추가 달린 괘종시계를 좌우로 흔들어도 시계추는 지구의 중심 방향을 유지하며 거의 진동하지 않습니다. 시계추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세게 흔들어도 괘종시계는 넘어지지 않죠.
당시 내진설계를 담당한 업체는 "'타이베이101'이 지진피해를 입을 정도라면 대만의 모든 건물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하네요.

국내에도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해 내진구조를 갖춘 초고층건물이 있습니다. 일본이나 대만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도 지진으로부터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특히 일본 동북부 대지진을 계기로 내진구조물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포스코건설이 송도에 지은 주상복합 '더샵 퍼스트월드'입니다. 지상 64층, 236m 높이의 '더샵 퍼스트월드' 꼭대기엔 650톤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무게의 'U자'형 물탱크가 설치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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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탱크는 주민에게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게 아닙니다. 바로 내진구조물이죠. 인천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풍이나 강진이 발생할 때 건물의 흔들림을 줄이는 역할을 이 물탱크가 담당합니다.
지상 20m 상공에서 초속 5m로 부는 바람이 지상 250m 상공으로 가면 12m의 강풍이 된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초고층빌딩의 경우 콘크리트 건물 전체가 좌우로 1m가량 흔들린다고 합니다. 내진설계가 필수인 이유죠.
형태는 다르지만 이 물탱크는 '타이베이101'의 쇠구슬과 원리가 같습니다. 바로 관성을 이용한 것이죠. 건물이 진동할 때 탱크 속 물은 관성의 법칙이 작용해 건물이 흔들리는 반대방향으로 쏠립니다. 이 힘이 건물의 진동을 최소화하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