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을 향한 기업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태양광, 2차전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기술개발뿐 아니라 기업 자체적으로도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 등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
이런 행보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제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예상이다.
우선 삼성그룹은 올초 2020년까지 태양전지, 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같은 녹색산업분야에서 연간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때까지 환경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도 현재보다 각각 50%, 30% 줄일 계획이다.
이미삼성물산이 짓는 건물이나 산업단지에도 녹색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건물옥상이나 벽면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에어월 등을 도입했다.
삼성전기(401,500원 ▲39,000 +10.76%)(수원사업장)는 올초 환경부가 주최한 '제1회 녹색기업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에너지·온실가스 관리를 비롯해 각종 환경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데다 녹색기술부문에서 올린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삼성SDI(392,500원 ▲41,500 +11.82%),제일모직등도 녹색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그룹도 잰걸음이다. SK그룹은 올해 경영전략을 '그룹 단위의 실행체제를 갖춘 지속적 글로벌 성장'으로 선정했고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녹색기술 개발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환경개선, 녹색에너지, 삶의질 제고 등 지속가능한 성장이 글로벌경영의 핵심요소"라며 "이들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기회를 선점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126,500원 ▲17,500 +16.06%)은 전기차용 2차전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착공한 충남 서산 2차전지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말이면 총 600메가와트시(㎿h) 규모의 양산능력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연간 3만대 넘는 순수 고속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케미칼(54,100원 ▲3,700 +7.34%)은 올해 바이오디젤과 에코젠 등 녹색분야 매출로 35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확대를 위해 최근 울산에 12만3000㎡ 부지를 확보, 60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바이오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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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장이 완공되는 2015년에는 1조2000억원대 매출과 3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C는 녹색사업 수요를 감안, 올해 PET필름 생산라인을 착공하는 한편 충북 진천공장과 미국공장에 EVA시트 5개 라인을 증설, 올해 안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코의 친환경경영도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설비투자액 가운데 9% 이상은 환경개선을 위한 사업과 기술개발에 쓰인다. 특히 무게는 줄이고 강도는 높인 '트윕' 강판 등은 미래형 소재기술과 녹색성장을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도 녹색성장 노력에 한창이다. 한화그룹은 그간 △저탄소형 사업구조 구축 △녹색 성장사업 추진 △고객만족을 위해 협력사와 함께하는 그린상생 등 3가지 경영원칙을 진행해왔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태양광사업 등 녹색성장사업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1조2000억원가량이며 7월에는 국내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저탄소기술을 환경운동단체들에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548,000원 ▲47,000 +9.38%)와기아차(166,400원 ▲9,700 +6.19%)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선보인 데 이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의 해외진출도 '녹색'을 입는다. 신흥국의 경우 자원을 난개발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환경파괴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신 기술력을 지닌 한국기업들이 에코기술을 적용한 설비를 지원하고 개발과 환경보존을 함께 이루는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해당국과 자원개발 성과를 공유하는 상호협력 모델을 잇따라 만들어내고 있다.
SK그룹은 1984년 북예멘 마리브광구 유전개발을 시작으로 30여년의 해외자원 개발 노하우를 지닌 만큼 기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다. 지난 16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SK에너지 울산공장을 방문한 것도 그 결실의 하나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자원개발에서 올린 매출은 모두 1조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해외 석유개발 매출이 7771억원, SK네트웍스가 투자한 중국 북방동업의 구리 생산 등 자원개발 매출은 29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2003년 SK그룹의 자원개발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7년 만에 외형이 10배 성장한 퀀텀점프가 있었던 셈이다.
SK의 자원개발은 질적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이 원유와 천연가스 중심의 자원개발을 주도하고SK네트웍스(5,340원 ▲340 +6.8%)는 철광석, 석탄, 구리, 아연 등 광물개발로 뒤를 받치는 형식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브라질 유력 철광석기업 MMX와 7억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계약을 했다. 한화로 1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규모로, 국내 철광석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SK네트웍스는 아울러 지난해 1월에는 캐나다 CLM와 앞으로 10년 동안 1000만톤의 철광석을 확보하는 장기구매계약을 했다. 자동차 6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막대한 분량이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녹색기술 투자와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해외시장 개척과 자원부국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