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위? 그래도 무서워"…발 묶인 선박 3000척, 원자재값 요동

"미국 호위? 그래도 무서워"…발 묶인 선박 3000척, 원자재값 요동

조한송 기자
2026.03.05 12:05

美 "보험·호위 논의", 이란 우방 中 "각국 군사행동 멈추자"

호르무즈해협 주변으로 선박들이 몰려든 모습. 붉은 원 구역이 거의 비어있다./사진=선박 위치추적 정보(https://www.marinetraffic.com/)
호르무즈해협 주변으로 선박들이 몰려든 모습. 붉은 원 구역이 거의 비어있다./사진=선박 위치추적 정보(https://www.marinetraffic.com/)

이란이 전세계 에너지 수송의 20%를 담당하는 혈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이 현실화했다. 운항 위험 비용이 높아진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은 출항을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 조달되던 알루미늄 등 주요 물자 공급이 끊기면서 원자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상대국들의 전쟁 비용을 높이려는 이란의 의도에 미국은 "가능한 빨리 유조선을 호위하겠다"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에너지 수입에 차질이 생긴 이란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마저도 봉쇄를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유조선·컨테이너 물동량 뚝...알루미늄값도 급등
 호르무즈 해협 항공사진/사진= 로이터
호르무즈 해협 항공사진/사진= 로이터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양 데이터 전문 분석 기업인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교통량이 80%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에는 원유 운송선 중 한 척만 해협을 통과했다. 가스 운반선도 오가지 않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갈등이 격화하기 전 통상 하루 평균 약 140회의 선박이 오가던 곳이다.

해운 회사들이 승무원과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 운항을 멈췄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스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3000척 이상의 선박이 페르시아만 항구에 정박해 대기중이다. 이란의 공격 위협 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이 선박에 대한 보험료를 높이는 등 통항 전반에 대한 위험이 높아진 영향이다. 유조선이 항구에 정박하면서 탱커 공급이 부족해지자 대형 원유 운송업체의 일일 요금도 사상 최고치인 36만달러(약 5억2500만원)로 뛰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카타르 등 걸프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를 아시아 등 전세계로 운반하는 에너지 혈맥이다. 유조선 외에도 자동차 운송선과 컨테이너선 등 대형 선박들이 오가는 물류 항로다. 이곳에서의 주요 수출품은 알루미늄, 설탕, 비료 등이 있다. 이번 이란의 봉쇄 여파로 중동산 알루미늄 수출과 반입이 중단되면서 알루미늄 가격도 급등했다. 해협을 오가는 유조선 등의 운항이 멈추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군사행동 멈춰야"...미국 "가능한 빨리 유조선 호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사진=로이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사진=로이터

이란의 우방국인 중국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위험에 봉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AEA)에 따르면 2024년 호르부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 석유와 가스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했고, 그중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봉쇄 여파로 지난 4일 기준 중동에서 출발해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은 하루 약 42만달러로 연초(2만8700달러) 대비 17배 이상 뛰었다. 위기감이 짙어지자 중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관련해 "국제 화물과 에너지가 오가는 중요한 무역 통로"라면서 각국의 군사행동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미국도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이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보험 보증을 제공해 에너지 흐름을 보장하고 "필요하다면"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이러한 비상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조만간 선주 및 보험 중개인과 접촉해 선박들에 대한 보험 제공과 군사 호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5일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폭스 뉴스에서 "가능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항 재개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여전히 높다. 보험 중개업체인 하우든의 엘리스 몰리 전문가는 "어떤 해군이라도 그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지형 때문에 선박들이 가장 위험한 구역에 장시간 머물 수밖에 없다"고 WSJ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산유국들은 대안 모색에 나섰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는 페르시아만 대신 홍해를 통해 원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그래픽/사진=로이터
호르무즈 해협 관련 그래픽/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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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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