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공약 '로또 아파트', 그동안 무슨일이

MB 공약 '로또 아파트', 그동안 무슨일이

이군호 기자
2012.06.18 06:00

[창간기획/MB정부, 부동산 정책 제대로 가고 있나<上-1>]보금자리주택 후폭풍

[편집자주] #반값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집 없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집없는 사람들은 다음 기회를 노렸다. 이렇게 반값 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집 사기를 포기하다보니 당연히 전세수요만 넘쳤다. 그렇게 몇년이 흐르니 집값은 떨어지는데 오히려 전셋값은 폭등했다. 집없는 사람들은 전셋집을 찾아 외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전세 난민'으로 표현되기까지 했다. 구매수요가 뚝 끊기다보니 민간주택 공급은 예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까지 해제해가며 주변 시세의 반값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이명박정부의 핵심 부동산정책인 보금자리주택이 가져온 후폭풍이다.

- 무주택자 등 기대감에 구입 대신 전세로만 몰려

- 전셋값 급등·민간 공급 중단…시장 침체 가속화

- 전문가들 "공공성 상실…추가 지정 등 축소해야"

◇보금자리주택지구엔 무슨 일이…

2009년 시행된 서울 강남세곡, 서초우면, 하남미사, 고양원흥 등 4개 시범지구의 사전예약 결과 일반공급 1순위에서 평균 3.2대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모두 마감됐다. 반값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에 고무된 정부는 5차례에 걸쳐 15개 지구를 추가로 지정했고 위례신도시에도 대거 보금자리주택을 반영했다. 하지만 2차 지구의 사전예약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입지가 우수한 강남 내곡지구와 세곡2지구는 첫날 모두 접수를 마쳤지만 경기권 4개 지구는 3순위까지 1333가구가 미달됐다.

 시범지구인 고양원흥지구는 사전예약 당첨자의 절반이 넘는 994명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로또아파트로 기대를 한몸에 받은 위례신도시에서도 사전예약자의 21%가 본청약을 하지 않았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하향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인근 시세의 70~80%에 공급하는 가격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강남을 제외하곤 위치가 서울 도심과 멀어 신도시와의 차별성도 없어졌다.

여기에 로또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보금자리주택의 과도한 시세차익과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5차 지구부터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80~85%선'에 공급하기로 정책기조를 선회, 더이상 반값아파트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과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추진도 답보상태다. 3차 지구인 광명시흥은 분당신도시 크기로 보상비만 9조원에 달하다보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4차 지구인 하남감북은 주민과의 소송으로 지구계획수립이 1년가량 연기됐다. 본청약 연기는 상당수 지구에서 반복되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수요 예측과 공급 적정성에 대한 면밀한 판단없이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추진했고 공급목표도 수시로 바뀌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목표 수행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서민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임대를 늘려야 하지만 사업시행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분양을 대거 반영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세난'만 가중돼 전면 재검토 필요

보금자리주택사업이 가져온 가장 큰 부작용은 전세난 심화와 민간주택공급 중단이다. 주변 시세의 절반 또는 70~80%에 불과한 분양가 때문에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대규모 대기수요가 양산됐고 이로 인해 전셋값이 급등, 보금자리주택 대상인 서민들의 주거난이 가중됐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시범지구 사전예약이 있던 2009년 10월 대비 현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값은 6.09%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24.84% 급등했다.

 대기수요가 넘치면서 민간주택의 신규분양도 급속히 위축됐다. 매년 40만가구(인·허가 기준)가량 공급되던 민간주택은 2008년 23만가구, 2009년 21만가구, 2010년 24만가구로 40~50% 가까이 줄었다.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대기수요가 넘치다보니 수도권에선 미분양아파트가 오히려 늘었다. 2008년 말 2만6928가구던 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2010년 말 2만9412가구까지 증가했다.

 올 4월 현재 수도권 미분양아파트는 2만6115가구로 소폭 감소했으나 시장이 좋아졌다기보다 가격인하와 함께 공급물량 감소에 따른 자연 감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같은 기간 13만8671가구던 지방 미분양아파트는 2010년 말 5만9294가구로 감소했고 올 4월엔 3만5270가구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정책의 목표가 퇴색됐음을 인정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명래 교수는 "보금자리주택의 부분 개선은 서민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보금자리주택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민간분야는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초기에는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가 강력히 제한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으로 기능했지만 이제는 민영주택과 다를 바 없다"며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환매조건부 주택, 토지임대부 주택, 지분형 주택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지정된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분양가나 입지경쟁력이 떨어져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추가 지정계획을 중단하고 현재 추진중인 지구도 경쟁력이 있는 곳만 남기고 축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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