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올랐는데 세금 30만원 더 못 내냐고?"…집 한채 직장인 '분통'

"수억 올랐는데 세금 30만원 더 못 내냐고?"…집 한채 직장인 '분통'

배규민 기자
2026.08.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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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상승·세제개편 반영 시 1주택자 보유세 변화/그래픽=윤선정
공시가격 상승·세제개편 반영 시 1주택자 보유세 변화/그래픽=윤선정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 보유자뿐 아니라 실거주 1주택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종부세 기본공제 확대 등 실거주자를 위한 부담 완화 장치가 마련됐지만 지금처럼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 역시 매년 보유세 부담이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와 관리비, 대출이자 등 생활비가 줄줄이 오른 상황에서 실제 소득 증가와 무관한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으로 세금 부담까지 커진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집 한 채를 보유한 40대 직장인 A씨도 늘어나는 세금이 부담스럽다. A씨가 낸 보유세는 지난해 약 130만원에서 올해 164만원으로 34만원(26.2%) 늘었다. A씨는 내년에는 보유세가 2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200만원을 넘는다면 2년 만에 연간 부담이 70만원 이상, 50%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A씨는 "집값이 수억원 올랐는데 세금 30만~40만원 정도 더 내는 게 어렵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집을 팔아 실제로 수익을 낸 것도 아닌데 매년 세금이 불어나는 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대출을 제외한 집값은 근로소득세를 내고 받은 월급을 모으고 아껴 쓰면서 마련한 돈인데 1주택까지 투기나 불로소득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는 당장의 가처분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거주자가 체감하는 세금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집을 팔지 않는 이상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데 매년 현금으로 내야 하는 세금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고령 1주택자라면 이 같은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 넘게 올랐고 서울은 상승 폭이 더 컸다. 강남3구뿐 아니라 한강 인접 지역 대부분이 두자릿수 공시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내내 이어진 만큼 내년에도 공시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 보유자를 정조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거주 1주택자 역시 세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70%로 높아지고 일부 과표 구간의 세율도 인상돼 주택가격에 따라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공시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기본공제 확대 효과를 상쇄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더 두려운 건 그 이후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2027년부터 공시가격 상승률이 전년 상승률의 절반 수준으로 매년 둔화한다고 가정하고 세제개편안을 함께 반영해 2030년까지 서울 중가 1주택의 보유세를 추산한 결과, 2028년 이후에도 세 부담이 상당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보유세가 2026년 116만원에서 2030년 192만원으로 76만원(65.5%)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상도더샵1차는 165만원에서 319만원으로 154만원(93.3%), 대방동 e편한세상1차는 163만원에서 226만원으로 63만원(38.7%) 각각 증가한다.

최근 몇 년간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과거 고가주택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지역의 아파트도 종부세 과세선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마포·성동·동작·강동 등 비강남권 국민평형까지 가격과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월급을 모아 마련한 한 채에 장기간 거주하는 직장인도 소득 증가와 무관하게 보유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우대라는 정책 방향과 실제 납세자가 체감하는 부담 사이의 간극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값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높아지더라도 이를 처분하지 않는 한 세금을 낼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장기 실거주자나 소득이 제한적인 1주택자의 세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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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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