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성산업·경남기업·삼환기업·두산건설 4곳 신용등급 하향
금융권의 돈줄 옥죄기와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당장 추가로 등급을 내릴 건설사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금줄에 숨통을 틔우지 않으면 '일시적 자금경색→신용도 하락→추가 부실'이란 악순환 고리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건설업체는 대성산업 건설부문, 경남기업, 삼환기업, 두산건설 총 4곳이다. 유통업종에 속한 대성산업은 건설부문의 서울 영등포 '디큐브시티' 매각이 여의치 않은 점이 신용도 하락에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9일대성산업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당초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 상업시설을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한 뒤 재임대하는 방식을 추진하다 막판에 철회했다.
인수자였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성산업은 지난 4월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관계회사인 대성산업가스에 1440억원을 받고 팔았고 5월 백화점을 담보로 은행에서 장기대출을 받아 기존 차입금을 상환했다.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 호텔과 백화점의 경우 리츠 등을 통해 유동화하고 회사 내 다른 사업부문의 매각도 검토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신평 관계자는 "'디큐브시티' 오피스를 매각한 건 대성산업의 현금 유입에 도움을 줬지만 계열사에 넘겼기 때문에 그룹 입장에서 보면 양쪽 호주머니에서만 맴돈 셈"이라며 "백화점을 담보로 한 장기대출금 역시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만기를 연장한 구조여서 차입금 자체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홍역을 치른 경남기업은 등급 전망이 기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려갔다. 경남기업은 지난 1일 우리은행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만기를 연장하고 추가로 PF 1100억원을 받아 유동성 우려를 해소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경남기업의 등급전망 회복에 대해선 아직 미온적 입장이다.
삼환기업역시 연초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졌다. 신평사들은 삼환기업이 재무구조 개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추가로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환기업은 최대한 현금을 끌어모으는데 주력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삼환기업은 이번주 안으로 베트남 광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300억원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할 예정이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 사업부지와 소공동 보유토지 등도 매각해 하반기에만 총 27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한 단계 추락한두산건설역시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신용도 하락에도 그룹의 후원에 힘입어 지난달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한 증권사 채권분석팀장은 "두산건설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란 이유로 후한 평가를 받기엔 미분양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가 걸림돌"이라며 "한신공영(10,860원 ▼480 -4.23%)이나 한양 등 나머지 중견건설사들이 일정수준의 현금을 유지하면서 보수적인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어 현재로선 신용등급 하락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금조달 창구가 거의 막혀 있어 예상치 못한 일시적 자금수요에 흔들리는 사례들이 발생할 여지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