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위원장 "공정경쟁 위한 규제완화, 눈치보지 않는다" 소신 불구, 의결보류
방송시장의 공정경쟁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업계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국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27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 소유·경영 규제 완화를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안건 상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2010년부터 추진된 시행령 개정은 공청회 입법예고 등을 거치면서 3년여를 끌어왔다.
개정 시행령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매출총액(홈쇼핑 제외)에서 한 사업자의 매출 비중 상한선을 현행 33%에서 49%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하나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권역 규제 완화 정책이다. 현재는 특정 SO가 전체 방송구역(77개)의 1/3을 넘거나 전체 SO 가입자의 1/3을 초과해 경영할 수 없다. 개정안에서는 방송구역 1/3 규제를 없애고, 가입 가구수는 전체 유료방송(SO+IPTV+위성방송) 가입자의 1/3로 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경쟁관계인 IPTV 서비스의 경우 권역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동일역무 동일규제'라는 규제철학에 위반된다.
이같은 내용으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질 경우 PP 1위 사업자인 CJE&M과 SO 1위인CJ(128,600원 ▼1,800 -1.38%)헬로비전이 수혜를 본다는 이유로 경쟁업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PP를 자회사로 둔 지상파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 IPTV 사업을 하는 통신업체, 위성방송 등은 사실상 'CJ특혜법'이라고 주장해왔다. IPTV 사업자들도 'IPTV특별법'이 우선한다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방통위는 "콘텐츠 경쟁을 통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특정 사업자의 매출을 규제함으로써 다른 업체들에게 반사이익을 주는 것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고 해외사례도 없다"며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0년 국내 전체 PP 매출액(홈쇼핑 제외)은 1조5782억원. 현행 규정대로라면 특정 MPP는 이 매출액의 33%인 52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없다. 1위 사업자인 CJE&M의 2010년 매출액은 4644억원으로 상한선에 육박한다. 매출 제한선이 49%로 완화되면 7733억원까지 매출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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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철 방통위원장도 "PP 매출 규제 완화는 특정회사를 위한 게 아니라 전체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정책적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특히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정경쟁을 위한 규제완화이지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게 아닌데 그런식으로 해석하면 공무원들이 아무 일도 못한다, 난 평생을 그런 비난이 무서워서 눈치보면서 살아오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성규 부위원장도 "국회 문방위원들이 개인적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규제완화를 해야하는 것이 맞다"며 "(문방위 압력 우려와 관련해서는) 눈치 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행령 의결 일정이 임박해 경쟁 업체와 정치권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5~2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업무보고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시행령 개정을 재검토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우현 의원(새누리당)은 "(시행령 개정은) CJ라는 거대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며 "충분히 검토돼야 하고 국회에도 보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의원(새누리당)도 "(시행령 개정과 관련)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방송시장 뿐 아니라 해외 경쟁력까지 포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선교 문방위원장도 이례적으로 자기 발언을 통해 "시행령은 행정부처가 처리하는 사안이지만 이 자체가 방송 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문방위가 알아야 한다"며 "시행령이라 하더라도 위원회에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킨 다음에 적법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라"고 말했다.
결국 국회 제동에 방통위는 시행령 개정을 좀 더 검토키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은 행정부의 권한이지만 국회 상임위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업계 균형 발전과 영향 등을 좀 더 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