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한라공조 인수..토종펀드 'Again, 만도의 대박'?

만도, 한라공조 인수..토종펀드 'Again, 만도의 대박'?

박희진 기자
2012.08.08 18:01

만도의 '한라공조 되찾기' 선언, 토종 사모펀드 '촉각'..한라공조, '제2의 만도' 기대

만도와 국민연금이 손을 잡으면서한라공조(3,895원 ▼160 -3.95%)가 100% 미국 회사가 될 운명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과거 한라그룹이 만도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토종 사모펀드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민연금 '알박기' 묘수=한라공조는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비스티온이 69.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달 비스티온은 한라공조 상장 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했지만 국민연금(8.1% 보유)이 불응해 계획이 무산됐다. 국민연금은 이번 공개매수가 차익실현의 기회였지만 한라공조가 국내 효자 수출업종인 자동차 부품업체라는 점에서 부담을 느꼈다.

국민연금은 그러나 만도와 한라공조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 협약을 맺으면서 새로운 묘수를 찾아냈다. IB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만도를 끌어들이면서 일종의 '알박기' 전략을 구사하게 됐다"며 "수익성과 명분 사이에서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은 비스티온으로 넘어갔다. 이번 공개매수를 비롯해 비스티온의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비스티온이 2차 공개매수를 시도할지 만도의 인수 제안에 응할지에 대해 공식 입장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비스티온이 공개매수 2차 시도에 나서기 보다는 만도의 인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판단이다. 2차 시도를 하더라도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95%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만도의 인수 선언으로 2차 공개매수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비스티온이 지분 경쟁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한라공조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비스티온이 헤지펀드 등 금융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다는 점도 매각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번 만도의 인수 제안은 투자금 회수(exit)의 기회일 수 있기 때문. 증시에서도 호재로 반영됐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비스티온 주가는 17.3% 오른 35.1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치다.

◇토종펀드 'Again, 만도의 대박'=문제는 만도가 한라공조를 인수하려 해도 돈이 없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만도는 3900억원 가량 순차입 상태다. 만도의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은 3334억원이지만 총 차입금이 약 72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라공조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이다. 비스티온의 지분 70%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가 필요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SI 후보로 한라공조의 매출 70%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차를 지목하고 있다. 만도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현대차로부터 전폭적 지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암묵적 동의는 얻었을 것으로 예상돼 만도의 한라공조 인수에 직·간접적 지원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FI도 관심이 높다. PEF 관계자는 "큰 그림은 한라그룹이 잃었던 한라공조를 되찾겠다는 것을 선언했다는 사실"이라며 "한라가 의지를 밝힌 만큼, FI들이 합종연횡해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그룹이 만도를 2008년 되찾을 때 우군 역할을 한 것도 토종 사모펀드였던 만큼 관심이 더하다. 당시 산업은행 PEF와 국민연금이 참여한 H&Q PEF가 만도에 투자했고 2010년 기업공개(IPO) 등으로 투자금액 대비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또 다른 PEF 관계자는 "아직은 밑그림 단계지만 이번 딜에 관심이 높다"며 "비스티온의 결정 등 추후 변수가 많지만 매각 추진 시 투자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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