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매출 50% 유지보수, 한국은 20% 머물러
국내 SW(소프트웨어)·보안산업이 해외기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박한 '유지보수' 대가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정부의 유지관리 예산 가이드라인이 민간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만큼 정부 및 공공기관의 유지보수 현실화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는 지난 30일 '유지관리 대가 합리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보안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안SW의 유지관리대가를 선진국수준으로 현실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한 정책 건의서를 제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비롯해 국회, 정부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규곤 KISIA 회장(파수닷컴 대표)은 "국내 보안산업의 수준이 사이버 국방력을 좌지우지할 뿐 아니라 SW 중 수출잠재력이 가장 크다"며 "보안산업 글로벌화의 성패가 국내 SW산업 글로벌화의 시험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안SW는 수시 패치, 보안 업데이트, 사이버 훈련대응 등 유지관리 비용 및 인력 투입이 일반SW에 비해 크게 높다. 보안 위협이 거의 매일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바일, 클라우드 등 컴퓨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업데이트도 유지된다.
◇유지관리 대가, 해외는 15%···한국은 8% 머물러
하지만 이 같은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보안솔루션의 유지관리 비용은 일반SW에 비해 상당히 높지만 유지관리 대가는 일반 SW와 같은 7~8% 수준의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이는 보안업계 기술개발과 해외진출여력을 잠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R&D인력도 보안업계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보안기업들의 유지관리 매출은 전체 매출의 50%에 달하지만 국내 보안기업은 20%에 머무르고 있다.
유지관리 대가 비용 역시 해외 시장에서는 15%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평균 8%에 머무르고 있다. 이마저도 첫 1년은 무상으로 제공토록 해 국내 보안기업들은 서비스 제공에 비해 현저히 낮은 유지관리 대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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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CEO는 "정부 및 공공기관 가운데 상당수는 유지관리를 일반 전자기업의 무상AS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어 예산에 제대로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번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국내 보안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무상 유지관리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6월 정부가 수립한 '상용SW 유지관리 합리화 대책'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책은 관행처럼 유지되던 1년 무상 서비스 기간을 없애고 납품 후 바로 유지관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유지관리 대가 산정에 있어서는 기존 예산을 늘리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중요도, 자원특성 및 유지보수 난이도 등을 평가하여 등급을 나누고, 등급별로 차등된 요율을 적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예산증설 없는 '합리화대책' 오히려 보안업계 발목 잡을 수도
KISIA는 "예산증설 없이 차등 요율을 적용하면 오히려 해당 기준이 유지관리 대가의 상한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의 유지관리 대가 예산 가이드라인이 민간부문의 유지관리대가 산정에 그대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KISIA는 '정부의 유지관리대가 예산확대' 및 이를 통해 '우수한 국내제품이 외산제품보다 불리한 요율 적용 등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할 것'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또한 정부기관이 이면계약을 통해 무상유지관리 관행을 답습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보안제품 구매 시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보안제품의 성능과 품질 평가를 강화하여 우수한 보안제품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조 회장은 "국내 보안업계는 20여 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보보안 전 분야에서 걸쳐 국산 솔루션을 보유하게 됐으며 이는 미국,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만이 가능한 것"이라며 "최근 일본과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보안산업이 수출산업으로 성장하기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유지관리 대가 토양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