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소비자 트렌드는? 피로-절약형·휴식형 소비

2013년 소비자 트렌드는? 피로-절약형·휴식형 소비

이학렬 기자
2012.12.12 10:29

이노션 '2012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 올해 43세 가장 박모씨는 매일 새벽 5시30분에 영어 학원에 간다.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언제까지 직장에 다닐 수 있을지 불안해서다. 30대 후반 결혼하면서 집을 샀는데 대출 이자를 갚느라 경제적으로 늘 부족하다. 3살된 아들이 대학생이 될 때까지 20년은 더 벌어야 한다.

친구를 만난 지 오래다. 이러다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운동할 시간은 없다. 영양제를 먹는 것으로 위안을 삼지만 늘 걱정이다. 스마트폰을 샀는데 또 신제품이 나왔다. 사람들이 카카오톡으로 하트를 보내는데 귀찮기만 하다.

내년에는 경제가 더 어렵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아들에게 중고 장난감을 사줬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주말 캠핑에 다녀왔다. 살 것 같다. 어느새 일요일 오후. 다시 전쟁터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올해 국내 소비자 트렌드를 대표하는 일상 생활이다. 광고 대행사 이노션은 12일 '2012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요 트렌트를 △심리적 피로감 △절약형 소비 △휴식형 소비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주요 5대 도시의 20~59세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소비자 트렌드 및 가치관을 분석한 것이다.

올해는 사회 전반적으로 늘어난 스트레스 요인에 따라 심리적 피로감이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증가한 피로감 요인으로 '경제적 피로', '경쟁 피로', '건강 염려 피로', '대인관계 피로', '기술 피로' 등 5가지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1.1%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근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79.8%는 '자기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답해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를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환경오염과 나쁜 식생활에 따른 건강에 대한 염려,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외로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각되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소비 절제와 소유욕 감소다. '요즘 쇼핑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41.8%로 경제 불황으로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있는 성향을 보였다.

또 소유보다는 대여를 통한 제품 이용에 대한 의도가 증가했다. 자동차와 집을 반드시 소유할 필요는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34.2%, 32.5%로 지난해보다 6~7%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소비를 줄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 피로감이 증가함에 따라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휴식형 소비 트렌드는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힐링'이나 '캠핑'이라는 단어가 유행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49.1%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가는 편이다'라도 답했고 49.6%는 '건강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은 아깝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노션은 사회적 피로감이 증가한 시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 코드로 'VITAL(Vacation, Interesting, Thrift, Analog, Listening)'을 제시했다.

첫째, 소비자들의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Vacation)을 제공할 것. 캠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캠핑 용품, 서비스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관련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둘째, 경기침체 등 사회적 피로가 가중될수록 소비자들은 웃음을 줄 수 있는 콘텐츠(Interesting)가 찾는 경향이 있다.

셋째, 경제성과 실용성(Thrift)을 강조해야 한다. 장기 불황 속에서 유니클로와 같은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또 실용적인 가치가 우선시되고 중고 시장이나 렌털 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넷째, 과거에 대한 향수와 아날로그적 감성(Analog)을 활용하자. 현실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과거로의 회귀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응답하라 1997', '건축학개론' 등 80년대 문화가 새로운 콘텐츠로 탄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섯째,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한다(Listening). 소비자들이 자신의 아픔과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는 양방향 소통은 브랜드와의 일체감을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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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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