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투자열풍에도 맥못추는 '역외펀드'

해외채권 투자열풍에도 맥못추는 '역외펀드'

임상연 기자
2012.12.15 07:31

14조 시장 5년여만에 9000억대로 위축..비싼 보수·환헤지 불편함 등 경쟁력 없어

저금리 기조로 해외 채권형펀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해외투자의 원조격인 역외펀드(Off shore Fund)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역외펀드란 국내에서 설정되는 해외펀드(On shore Fund)와 달리 외국 운용사가 해외에서 설정해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 역외펀드 시장은 2007년 14조원(순자산 기준) 규모였으나 해외펀드 비과세 조치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유럽 재정위기 등를 거치면서 5년여 만에 9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역외펀드 순자산은 911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9647억원) 5.5%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펀드 순자산이 3조7000억원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역외펀드는 지난 96년부터 국내에 소개돼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상품이었다. 2005년 피델리티자산운용, 템플턴자산운용 등 외국계 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역외펀드를 출시하면서 전성기를 맞았고, 2007년 4월에는 시장 규모가 14조원까지 급성장했다.

하지만 2007년 6월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펀드에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서 역외펀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역외펀드 투자자들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해외펀드로 대거 이동한 때문이다.

실제 14조원에 달했던 역외펀드 순자산은 2007년 말 8조9266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해외펀드 비과세가 실시된 지 불과 6개월여 만에 5조원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2008년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순자산 2조원 대마저 붕괴됐고, 이후에도 자금이탈은 계속돼 2009년 1월 1조8893억원, 2010년 1월 1조5975억원, 지난해 말에는 1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순자산은 2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해외채권 투자열풍에도 역외펀드가 위축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싼 보수와 환율변동 위험, 사후관리의 불편함 때문이다.

역외펀드 총 보수는 투자금액 및 기간별로 천차만별이지만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펀드보다 1~2%포인트 가량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또 국내 운용사가 환헤지를 해주는 해외펀드와 달리 역외펀드는 개인투자자가 판매사와 별도의 환헤지 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외펀드가 소개되면서 사실상 역외펀드가 국내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게 됐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보다 엄격한 규제로 보호되는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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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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