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오너…위기 때마다 주력 전환해 부활 '승부사'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등 대한민국의 철학을 실현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현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15일 "내 철학보다는 대한민국의 철학이 중요하다"며 "경제민주화 등 그동안 실현이 어려웠던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 중기청장 내정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해 한국 반도체 장비업계 '대장주'로 일궈낸 기업인으로서 '벤처는 창조'라는 인식을 정부와 사회에 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평가에 걸맞게 박근혜 정부의 중기정책이 창조경제를 꽃피우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를 잘 아는 중소, 중견기업인들도 상당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남민우 한국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대표)은 "황 중기청장 내정자가 벤처협회장 재임 기간 동안 명품 벤처와 창조의 가치를 항상 강조하고 벤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위상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황 청장이 향후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잘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비트컴퓨터 회장)은 〃황 내정자가 조용하고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대기업들과의 거래가 필요한 반도체장비 시장에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낸 내강형"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벤처인으로 내세웠는데 아쉽게도 무산된 뒤 중기청장은 벤처기업인이 맡아야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을 잘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내정자와 친분이 두터운 한 중소기업 CEO도 "(황 내정자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며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잘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기청이 여러 정책을 펴왔지만, 필드 경험이 전혀없는 사람이 정책을 운영해 기업인들에게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할 줄 아는 적임자가 중기청장이 돼 기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기업 CEO도 "황 중기청장 내정자는 반도체장비를 국산화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한 큰 사람이므로 중기청장 자리에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0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것과 관련해 솔직히 기업에 대한 책무는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황 내정자는 이런 우려와 관련, "지난해 연구개발(R&D)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올해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했다"며 "각 부문 수석부사장들이 공백을 잘 매워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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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 청장은 1986년 유럽 반도체장비회사 ASM의 국내법인 한국ASM에 입사, 엔지니어로 10년 가까이 반도체장비 연구와 함께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세계 1등 반도체 장비회사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세웠다. 이후 회사 주력사업을 반도체장비에서 액정표시장치(LCD)장비, LCD장비에서 다시 태양전지장비로 시장의 흐름에 맞게 발 빠르게 전환하는 등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도체장비 국산화를 선도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1년 최대 구매기업과의 거래가 끊기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반도체장비 기술을 응용해 LCD장비를 개발, 2003년 LG디스플레이와 LCD장비를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황 청장은 반도체와 LCD장비에 이어 2008년부터 태양전지장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주성엔지니어링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태양전지장비에서 올리고 있다.
황 청장은 2010년부터 만 3년 동안 벤처기업협회장을 맡으며 성공한 창업자와 창업 준비생들을 연결하는 벤처 7일 장터를 비롯해, 기업가정신재단 출범, 엔젤투자 육성 등 노력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과도 자주 만나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려 노력했다. 그는 지난달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에게 벤처기업협회장직을 이임했다.
◇약력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인하대 공과대학 졸, 동 대학원 명예공학박사 △한국ASM △주성엔지니어링 설립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제9, 10대 벤처기업협회장 △벤처기업대상 '철탑·은탑산업훈장' △무역의날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벤처기업대상 과학기술부장관상 △특허기술상 대상 '충무공상'. 조성훈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