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돌이' 야생방류, 올림픽 금메달 버금가는 가치"

"'제돌이' 야생방류, 올림픽 금메달 버금가는 가치"

기성훈 기자
2013.04.09 14:02

[인터뷰]'제돌이 야생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최재천 위원장

ⓒ지난달 1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사계획 1주년 기념 경과보고 및 향후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시민위원회 최재천 위원장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서울=뉴스1)박철중 기자
ⓒ지난달 1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사계획 1주년 기념 경과보고 및 향후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시민위원회 최재천 위원장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서울=뉴스1)박철중 기자

 "제돌이를 통해 동물에게도 인간 못지않게 삶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분명한 것은 제돌이의 야생 방류는 올림픽 금메달·삼성전자 매출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가치있는) 일이란 것입니다."

 '제돌이 야생방류를 위한 서울시 시민위원회'를 이끄는 최재천 위원장(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사진)은 그동안 서울시와 함께 불법 포획된 후 서울대공원의 돌고래쇼에 출연해온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가치있는 일임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시민단체 대표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오는 17일 출범 1년을 맞는다.

 최 위원장은 위원회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보람'이란 한 단어로 표현했다. 그는 "제돌이 방류에 처음 나설 때 고민했지만 지금껏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1년 동안 정기회의만 8번, 소위원회는 수시로 여는 등 정말 열심히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돌이 때문에 욕먹으면 눈물이 나올 것같다고 하던데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돌고래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92년부터 3년간 미국 미시간대 조교수로 있을 때다. 당시 돌고래 동맹연구를 하겠다는 대학원생들 때문에 돌고래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귀국 후에도 돌고래 연구를 하겠다는 제자들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제약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제돌이를 보면서 잊고 지낸 오랜 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야생에서 잡았던 돌고래를 쇼에서 쓰다가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제돌이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났지만 돌고래 방류를 제돌이 하나로 끝낼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제주도로 방사 예정인 제돌이가 지난달 11일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 수족관에서 방사 준비를 하며 먹이를 사냥하고 있다.ⓒ(서울=뉴스1)박세연 기자
↑제주도로 방사 예정인 제돌이가 지난달 11일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 수족관에서 방사 준비를 하며 먹이를 사냥하고 있다.ⓒ(서울=뉴스1)박세연 기자

 서울시는 이달말 제주 연안의 해양가두리 양식장으로 제돌이를 옮겨 야생적응 훈련을 한 뒤 오는 6월쯤 바다로 방류할 계획이다. 그는 "외국 전문가들도 '내일 나가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큰 문제가 없다"며 제돌이의 방류 성공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다만 "제주도 기상 등 예기치 못한 사고가 가장 걱정"이라며 "다양한 방류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이 꾸는 꿈은 하나 더 있다. 동물원쇼에 동원되는 모든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야생방류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인간환경에 익숙했던 제돌이의 방류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방류매뉴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제돌이 방류 매뉴얼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돌이 방류를 걱정하는 시민들에게도 "안심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하루 100㎞를 달려야 하는 동물이 100m밖에 안되는 물탱크에 갇혀 있는 것을 상상해보길 바란다"며 "인간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이어 "제돌이도 바다에 나가는 순간 무한한 행복을 느낄 것"이라며 "동식물의 행복을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제돌이 방류 이후 돌고래 연구를 계속한다면 긴팔원숭이가 초록빛으로 사랑스럽게 그려진 명함에 돌고래도 새겨넣어야겠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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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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