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없이 남편에게 집안일 시키는 방법

갈등없이 남편에게 집안일 시키는 방법

박창욱 기자
2013.10.19 09:01

[BOOK]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설명서

작가 발자크는 "아내란 남편이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터. 사실 결혼은 적당한 짝을 찾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짝이 되고자 하는 출발일 뿐이다.

결혼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결혼을 계기로 '성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반대로 '망가지는 사람'도 있다. 남자든 여자든 어떤 결혼을 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 인생관, 건강 등 삶의 모든 것이 바뀐다.

결혼은 물론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사랑만으로는 결코 헤쳐 나갈 수 없는 일생 일대의 프로젝트다. 삶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여러 현자들이 던지는 조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생활의 지혜가 어쩌면 더 중요할 지도 모른다. 특히 요즘엔 맞벌이 부부가 많다.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뤄내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결혼 생활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책 '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 설명서'는 결혼생활의 현실적 노하우에 관해 적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오쓰카 히사시는 베테랑 헤드헌터 출신이다. 1만 여명의 직장인과 대화를 통해 그들이 가진 공통된 고민을 듣고, 직장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결혼 생활에 응용해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정리했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에 깊이 있는 철학 같은 건 담겨 있지 않다. 하지만 부부간 대화, 가사와 육아, 교육, '시월드' 및 '처월드' 대처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다루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생활에서 후회하고 고민했던 실제 사례에서 지혜를 찾는 방식을 통해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의 나오는 내용은 어찌 보면 '집단지성'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먼저 아내 칭찬을 잘하는 T부장의 사례를 한번 보자. T부장은 자식이 중학교에 다니는 남자 아이 하나뿐이었다. 그는 단란한 가족끼리 식사시간에서도 별 대화가 없다는 걸 느꼈다. 어느날 아들에게 "오늘도 엄마가 만든 만두는 최고구나. 동네 가게보다 훨씬 더 맛있네"라고 말했다. 아내의 표정은 환하게 변했다. '오늘은'이 아니라 '오늘도'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조사만 하나 바꿔서 아내의 기분을 좋게 만든 것이다.

이번엔 J씨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그녀는 맞벌이 부부였다. J씨의 남편은 결혼 초 집안 일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래도 J씨는 남편에게 "이거 해줘", "저거 해줘"라며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분주하게 집안 일을 하는 와중에 혼잣말을 자주 했다. 요리 할 때면 "양파 썰고, 육수는…"이라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남편이 아내가 뭐 하는지 궁금해 하며 말을 걸어왔다. "닭고기를 이렇게 껍질을 벗겨서 넣어야 하는데, 한번 해 볼래?"라고 했고 "어머, 잘 하네"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남편이 하는 집안 일을 하나씩 늘려갔다. 결혼 생활 10년이 지날 무렵 남편은 대부분 집안 일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됐다.

J씨는 믿고 의지해주면 거기에 부응하려는 남자의 심리를 잘 간파해 대처한 셈이다.

이 책의 장점은 큰 담론이 아니라 이런 작고 사소한 부분에 있다.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했다해도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제대로 기억해 실천하고 사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소한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느냐 여부도 사소한 말 한 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 달려있다는 점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설명서(오쓰카 히사시 지음. 박승희 옮김. 부키. 256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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