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분쟁의 승자는? 맥쿼리 '570억원' 챙겼다

9호선 분쟁의 승자는? 맥쿼리 '570억원' 챙겼다

지영호 기자
2013.10.25 06:58

지분매각 284억원, 후순위대출 이자 285억원 챙겨..사업 포기 대신 수익보전 지적

 맥쿼리인프라(이하 맥쿼리)가 서울 메트로 9호선(이하 9호선)에 투자해 주식 매각차익과 이자수익으로 총 570억원 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인 9호선의 보유지분 매각으로만 284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맥쿼리가 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서울시 등으로부터 수익을 보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맥쿼리는 9호선의 보유지분과 후순위대출을 새로운 투자자에게 1314억원에 매각했다. 당초 맥쿼리가 9호선에 투자한 금액은 지분투자(24.53%) 410억원과 후순위대출 335억원을 합한 745억원이다. 매각대금에서 이 금액을 뺀 570억원이 맥쿼리가 9호선에 투자해 벌어들인 돈인 셈이다.

자료=서울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자료=서울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570억원의 수익 중 285억원은 후순위대출 이자수익이다. 맥쿼리의 후순위대출 이자율은 연 15%로 연간 이자수익만 50억원이 넘는다. 맥쿼리는 그동안 9호선의 적자운용으로 후순위대출에 대한 이자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 매각으로 일시에 챙기게 됐다.

 나머지 284억원은 지분매각으로 벌어들인 수익이다. 맥쿼리의 지분투자 금액과 보유주식 수를 감안하면 주당 8466원에 매각한 셈이다. 자본잠식에 빠져 부도 직전에 몰린 기업의 주식을 액면가(5000원)보다 69% 높게 책정한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 같이 맥쿼리가 단기간 막대한 수익을 남기고 9호선에서 발을 뺀 것을 두고 서울시의 책임론이 거세다. 권오인 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장은 “만기가 30년에 가깝다 하더라도 국가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가 크지 않았던 사업”면서 “당시 시중 채권금리가 5~6%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가 과다하게 투자자의 수익을 보전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재정부담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2035년까지 3조원 가량의 추가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에 재정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계약에 따른 시의 재정부담을 고려하면 매각대금을 보전하더라도 새로운 투자자와 신규 계약을 맺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얼마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3조원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맞느냐”면서 “과거 실시협약에서 정한 수익률을 보전하는 수준에서 책정됐을 뿐 과다지급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실제 맥쿼리 등 기존 투자자들이 2033년까지 13%(세후 실질 수익률 8.9%)의 고정된 수익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미 계약된 내용을 뒤엎을 근거가 없는 서울시가 투자자의 수익을 일부 보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처음부터 수익률을 과다 책정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계약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후순위대출 15%의 수익률은 평균가격 수준 이었다”면서 “감사원과 검찰, 시의회의 조사에서도 시가 잘못된 예측을 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오인 팀장은 “메트로9호선 계약과 비슷한 시기에 강남순환도로 민자도로의 MRG 삭제 내용을 담은 변경협약이 이뤄진 바 있다”면서 “시의 협상 책임자들은 막대한 재정적 피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변경협약을 실시하지 않아 맥쿼리 등 사업 참여기업의 배를 불려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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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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