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의록 실종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 등에 따른 여야 대치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한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직접 국회 시정연설에 나서는 건 지난 1988년 노태우, 2003년 노무현,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 2월 취임식과 9월 황우여 새누리당·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국회 3자 회담'에 이은 세 번째 국회를 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주말 내내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연설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온통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쏠려 있는 탓이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따라 복잡하고 꼬여 있는 여야 대치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우선 박 대통령이 여야 대치의 핵심 원인인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도입,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지가 주목된다.
만일 민주당 등 야권의 이런 요구에 침묵 또는 '수사 및 재판결과에 따른 관련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이란 기존 발언 수위에서 벗어난 전향적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야권의 대여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19일부터 닷새간 진행될 대정부 질문부터 시작해 여야 간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되고, 감사원장 등 임명동의안, 새해 예산안 처리,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등 연말 정국에 파란이 예상된다.
시정연설은 국회 심의에 앞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다. 박 대통령 역시 이런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고, 특히 외국인 투자촉진법 등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에 초당적 처리 협조를 당부하고, 최근 마친 유럽 순방 성과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연설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이번 연설이 연말 정국의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데 이견은 없다.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 제시 여부 등이 가장 큰 관심사지만, 특검 등 현안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도 원론적 또는 제한적 범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날도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수용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정국이 칼날 같은 대립과 대치의 길로 접어들지 민생과 경제를 위한 대화와 타협의 길로 접어들지 결정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고 더 이상 방치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 80여명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특검, 특위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촉구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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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 공세로 규정짓고, 민생과 예산을 외면한 채 국정 발목잡기만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를 위해 국회의장의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직권상정과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 발의로 야당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개정안 발의는 물론 헌법 소원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