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대선 당시 트위터를 통해 선거 등 정치 관련 글 121만건을 올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가능케 한 자동프로그램인 '봇(bot) 프로그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관련 의혹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총선과 대선 등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 약 121만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이 글 모두 공직선거법·국정원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법원에 문제의 트윗 글들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트위터를 통한 선거 개입 혐의 공소사실에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121만건 가운데 내용이 중복되지 않은 글은 2만6000여건으로 밝혀졌다. 국정원 직원들이 '봇 프로그램'을 통한 트윗·리트윗·동시트윗 등의 방법으로 같은 글을 약 46.5배나 불린 것이다.
봇 프로그램은 로봇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의 의도를 대행해서 자동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편의를 위해 트위터에 자동으로 스크랩을 올리거나 특정 의도를 담은 댓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것도 모두 봇 프로그램을 통해 가능하다.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칼을 살인하는 데 사용하면 무기고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면 식도인 것처럼 봇 프로그램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불법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봇 프로그램은 한 계정에 올린 글을 설정된 여러 계정에 동시에 전송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국정원 직원이 봇 프로그램을 사용해 동시에 여러 계정에 올라온 글은 전체 글의 86.1%인 104만2000건에 달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검찰조사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봇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야당에서는 "국정원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봇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량으로 트윗 글을 유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국정원의 댓글·트윗) 작업은 개인이 할 수 없는 것이고, 조직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은) 올초에 이미 언론이나 전문가들에 의해 드러난 것을 검찰이 확인해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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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검찰이 의지를 갖고 (이번에 수사한) '오늘의 유머' 사이트와 트위터 이외에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게시판 등을 더 수사를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 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