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 安風, 공공개혁 등 정치사회적 이슈 복합작용
정부가 철도파업 14일째인 22일 철도노조 강제구인을 단행한 건 철도노조가 자발적으로 파업을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불법파업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고 동투(冬鬪)와 춘투(春鬪)에 대비하는 동시에 공공기관 개혁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도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정동 경향신문 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강제 진입해 김명환 노조 위원장 등 검거에 나섰다.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강제 진입한 건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처음이다.
노동계와 범야권의 강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정부는 화물철도 운행률 축소에 따른 산업계 피해가 확산되고 KTX 등 운행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파업종료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 노사는 임금교섭을 비롯해 수서발KTX 설립 등 현안 협의까지 모두 30차례 접촉했지만 파업철회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열차 운행률은 급격히 감소해 23일부터 KTX는 정상운행의 73%, 일반열차는 61.2%로 줄고 화물도 30.1% 축소가 예고됐다. 이미 시멘트 업체는 재고가 쌓이고 시멘트를 원료로 활용하는 레미콘과 건설업계로 피해가 확산되는 실정이다. 코레일 전사적으로도 100억원 넘는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조 파업으로 산업계로 피해가 확산되는 등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손실이 빚어지고 있어 노조파업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공권력 투입은 노동계 전반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도 불법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노동계가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를 이용해 대 정부 투쟁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만큼 임단협을 통해 재계를 압박하고 이를 정치적 투쟁의 도구로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정치적 상황도 정부를 결단하게 만들었다. 국정원 댓글파문과 '안철수 신당' 등 정치적 소용돌이와 노동계와 대학가의 투쟁은 정권 퇴진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휘발성 강한 소재다. 이날 경찰 진입은 노동계발 정치적 성격의 투쟁의 싹을 미리 잘라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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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을 '본보기'로 공공기관 개혁은 빠르고 힘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와 코레일은 파업 이후 철저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징계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세워놓았다.
특히 공공기관 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점 정책 과제인 '공공기관 부채관리'와 직결돼 정부로선 물러설 수 없는 현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철도파업은 공공부문 개혁의 최전선으로서 정부가 뒷걸음치는 순간 공공부문 개혁은 물 건너가게 된다"며 정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