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고갈 대체수단 절실...다우지수 16년만에 10배 오른 원동력


새누리당이 구상하고 있는 국회 차원의 퇴직연금 세제혜택은 '한국판 401K'를 육성해 자본시장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미국 기업연금(퇴직연금) '401K'는 1980년대 이후 뉴욕증시의 폭발적 성장세를 이끈 원동력으로 꼽힌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983년까지 1000선을 오르내렸지만 1999년 1만 선을 돌파, 11일(현지시간) 현재 1만6026를 기록중이다. 1880년대 산출되기 시작, 100여년간 느리게 상승해왔던 다우지수가 1983년이후 10배로 뛰는 데까지 불과 16년이 걸린 것은 퇴직연금의 세제혜택 확대에 따른 폭발적인 자금 유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01K 규모는 1984년 920억달러에서 1990년 3850억달러, 1999년 1조7230억달러를 기록한 후 지난해 4조2000억달러로 성장했다.
고령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공적연금 고갈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적은 사적연금을 활성화해 소득대체율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고려도 반영됐다.
새누리당이 퇴직연금 세제혜택을 밝힌 것은 지난 1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에서다. 최 원내대표는 "선진국의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업연금(퇴직연금)"이라며 "기업연금의 자본시장 참여를 높이기 위해 세금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경제를 혁신할 구체적 실행 프로그램 방안을 위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본배당과 기업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정비할 것"이라고 뒷받침했다.
새누리당은 올해 세제개편에서 퇴직연금의 소득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양도소득세법을 개정해 적립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세제개편 때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대체적으로 이 같은 인식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401K'는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의미한다. 새누리당도 퇴직연금의 자본시장 유입을 늘리기 위해 DB형(확정급여형) 보다는 증시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DC형 퇴직연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권영세 전 의원은 지난 18대국회에서 개인연금·퇴직연금 연간소득공제액을 연간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DC형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연간소득공제액을 600만원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내놓았지만 당시 통과되지는 못했다.
독자들의 PICK!
전세계적으로도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제혜택 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활용된다. 미국은 근로자가 '401K'에 추가 납입하는 금액에 대해 연간 1만6500달러 한도에서 소득공제를 해준다. 50세 이상일 경우 소득공제한도는 2만2000달러까지 늘어난다.
호주도 1992년 이전까지 임의 가입이던 퇴직연금을 의무화하고 개인연금도 퇴직연금에 통합해 강력한 세제혜택을 부여하면서부터 급성장했다. 일본 역시 1960년대 DB형 퇴직연금을 도입했지만 2001년 연금개혁을 통해 DC형을 도입했고, 최근 DB형보다 DC형의 세제혜택을 늘려 자본시장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원회도 DC형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논의가 이와 맞물릴 경우 우리나라 증시는 일대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72조284억원이다. 이중 DB형 50조6000억원, DC형 14조9000억원 등이다. 나머지는 IRP(개인퇴직계좌)에 적립돼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규모는 오는 2020년에는 350조~3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퇴직연금의 주식펀드 등 투자 비중은 0.1%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60%가 주식형 펀드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역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퇴직연금 개혁이 이뤄지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오는 7월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DC형 퇴직연금이 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규제를 풀 계획이다. 현재 DC형은 주식에는 투자할 수 없고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 임대형부동산펀드에 대해 적립금의 40%만 투자할 수 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금저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세제유인 등이 절실하다"며 "개인·퇴직연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기존 400만원에서 800만~1000만원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