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이었던 한국 정부가 뒤늦은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당시 의장국으로써 주도했던 '핵테러억제협약'과 '개정 핵물질방호협약' 발효를 눈앞에 두게 됐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원자력 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여당 "국가망신"외치던 '원자력방호방재법'=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핵테러억제협약' 및 '개정 핵물질 방호협약' 발효를 성과로 발표하려 했다. 전임 개최국으로서 약속을 지키는 모양새를 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국제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핵 관련 범죄자 처벌 조항 신설 △'핵 범죄 행위' 개념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했다.
정부의 구상은 스스로의 늑장대응과 국회 문턱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는 2012년 8월 원자력방호법 개정안을 국회로 넘겼지만, 이 개정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국회 처리가 시급한 다른 정책들 때문이었다. 그러던 정부는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서야 부랴부랴 개정안 처리를 주장했다.
국회도 문제였다. 개정안 처리에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지만 방송법 개정 문제로 소관 상임위가 '개점휴업'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제망신'을 당한다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꿈쩍하지 않았다.
◆'방송법' 합의에 미방위 정상화…뒤늦은 체면치레=그동안 논란이 됐던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미방위도 정상화됐다. 원자력방호방재법도 미방위 문턱을 넘었다.
하반기 상임위 조정을 앞두고 '불량상임위' 오명을 벗기 위해 미방위 여야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미방위는 이날 하루만 132건의 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다.
하지만 정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올해 말까지만 관련 협약들이 발효되면 되는 상황에서, 이미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기조연설은 끝났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생색'낼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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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핵테러억제협약'은 유엔사무국에,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은 국제원자력 기구에 비준서를 기탁할 예정이다. 기탁이 완료되면 협약은 비로소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