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먹던 항생제 하루면 '끝'…빅데이터의 힘

일주일 먹던 항생제 하루면 '끝'…빅데이터의 힘

올랜도(미국)=강미선 기자
2014.06.05 12:00

[인터뷰]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빅데이터로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가능"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사진제공=SAP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사진제공=SAP

"병원에서는 감염을 우려해 수술 전부터 시작해 통상 일주일 입원 기간 내내 항생제를 쓰죠.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적정 수준의 항생제를 처방하면 하루 정도만 쓰면 됩니다."

황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료정보센터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SAP 연례행사 '사파이어 나우'에 참석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하나(HANA) IT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소셜히어로' 상을 받았다. 총 9개 수상기관 중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SAP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차세대 의료정보 시스템에 도입해 질병 관리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4월 SAP의 인메모리 컴퓨팅 기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하나(HANA)'를 도입해 '차세대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의료업계 최초로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을 의료에 도입한 것. 별도 데이터 입력작업 없이 자동으로 모든 병원 내 데이터를 수집·저장·가공·처리하고 기존 시스템 대비 10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임상 질(質)지표(CI:Critical Indicator)를 운영한다.

차세대 시스템이 관리하는 CI는 항생제 관리, 폐렴 중증도 예측 등 300여개. 지표를 관리하는 간호사는 단 6명으로, 데이터 수집이나 장표를 만들지 않고 실시간 시스템을 모니터링해 특정 수치에 변동이 생기면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미국 대형 병원의 경우 CI가 150여개에 불과한데 관리하는 간호사는 100명에 이른다.

황 센터장은 "기존에는 질진료관리팀이 정보팀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각 진료과에 요청하고 수집해 엑셀에 하나씩 집어넣고 통계도 내기 때문에 인력·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며 "데이터 가공이 끝날 때쯤이면 이미 그 정보는 수개월 전의 죽은 정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면 데이터 끌어오는 시간이 기존 2~3시간에서 10~30초로 줄어 실시간 정보를 볼 수 있다.

차세대 의료시스템 도입 성과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황 센터장은 "외과진료 때문에 왔던 환자가 갑자기 혈압이 높아져 다른 과에 진료요청을 하면 예전엔 하루가 지나도 안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이 같은 응답률도 하나의 CI로 관리되는데, 시스템 도입 후 24시간 이내 응답률이 기존 60%에서 94%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항생제 사용률도 줄었다. 황 센터장은 "항생제 예방률도 CI로 만들었는데 지표로 계속 피드백을 받으면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투여 기간이 줄었다"며 "병원 한 곳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이같은 시스템이 정착되면 불필요한 검사나 약 복용을 줄일 수 있어 자원이 훨씬 절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센터장은 의료에 대한 IT기술 투자를 '대외 전시용'이 아닌 '실효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병원을 멋있게 보이거나 자랑할 목적이라면 IT에 투자를 못한다"며 "하지만 환자 치료 수준을 높이고 병원운영에도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투자 결정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빅데이터 플랫폼 등 차세대 시스템을 2년에 걸쳐 도입하는 데 든 비용은 300억원. 금융사들이 차세대 IT시스템을 도입하는데 1000억원 넘게 들이는 것에 비하면 많지 않은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의료분야의 빅데이터 도입이 장기적으로는 개인 맞춤형 의료정보 서비스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의료분야 빅데이터는 이제 막 시작 단계"라며 "유전정보에 한 사람의 평생 의료정보, 식습관·운동 등 생활정보가 쌓이고 임상데이터까지 결합되면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질병의 원인 등도 알 수 있고 실시간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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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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