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리 대학에 예산 수십억 지원한 교육부

[단독]비리 대학에 예산 수십억 지원한 교육부

이정혁 기자
2014.07.11 04:17

교육부 "정성평가 거쳐…큰 문제 없다"

교육부가 비리 대학에 수 십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을 지원하기로 확정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부정·비리 대학을 재정지원 사업에 선정한 사실이 최근 감사원에 적발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발표된 각종 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판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0일 교육부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일 '대학 특성화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도권 비리 대학인 A대학을 포함시켰다. 이 대학은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교육부의 굵직한 사업에 잇따라 선정된 A대학이 지원 받는 금액은 총 43억4000만원. 그러나 A대학 이사장은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수 백억원대 학교 재산 횡령이나 배임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나 임원 승인 취소 처분을 받은 데다 검찰에 출석해 조사까지 받았다.

그런데 교육부는 '비리 대학은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선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깨고 A대학에 거액의 예산을 몰아준 것이다. 이처럼 제재 검토 대상인 대학이 오히려 수십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감사원은 지난 5월 교육부 감사 결과 발표 당시 최근 2년간 이사장 학교법인회계 횡령 등 각종 부정·비리 대학 24곳에 586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리 대학을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선정한 것은 잘못됐으나, 정성평가 등을 거쳐 공정하게 심사·평가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부정·비리 대학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맞다"며 "평가위원들이 비리 대학의 학생과 교수 등의 상황을 감안해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조치는 사립대 비리에 대한 원칙 자체가 없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교육부의 각종 사업에서 탈락한 대학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선정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가 얼마든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감사원이 불과 한 달 전에 똑같은 내용을 적발했는데도 비리 대학을 또 다시 선정한 것은 교육부가 이에 대한 원칙이 아예 없는 것"이라며 "교육부의 다른 사업에도 부정·비리 대학이 선정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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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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