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에 동의?" 설익은 검찰발표에 국내 기업만 '몸살'

"검열에 동의?" 설익은 검찰발표에 국내 기업만 '몸살'

최광 기자
2014.09.22 15:21

검찰 '사이버 명예훼손 근절 업계 협력' 발표에 이용자 반발 "해외 메신저로 옮기자"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을 근절하기 위해 인터넷 업체들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인터넷 업체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검찰청 주재로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근절을 위한 유관 기관 회의에 참여한네이버(221,000원 ▲500 +0.23%),다음(50,200원 ▲200 +0.4%)커뮤니케이션,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업체는 네티즌들로부터 정부의 검열에 동조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감시할 수 없는 해외 메신저로 갈아타자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카카오톡을 갈아타야 한다고 주장한 텔레그램의 장점
네티즌들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카카오톡을 갈아타야 한다고 주장한 텔레그램의 장점

◇인터넷 업체들 "우리가 검찰 검열에 협조한다고?" 억울

검찰은 회의를 마친 후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실시와 허위사실 단순 전달자의 엄벌 등의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인터넷 업체들과 협조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 업체들은 당일에서야 참석 통보를 받아 정확한 협의내용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며, 이미 해오고 있는 명예 훼손 논란의 게시물에 대한 임시 조치(블라인드)와 삭제 조치 등에 대해서 협조하기로 한 것이고, 관련 내용도 영장이 발부되면 제공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성과를 포장하기 위해 발표한 것으로 검열로 보일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등에 협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검찰에서 마치 국내 인터넷 업계가 검찰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겠다고 밝혀 네티즌들의 오해를 받고 있다"며 "유언비어를 막기 위한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국내 인터넷 산업만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신저 검열? 영장 없는 검색 동조 못한다. 실시간 모니터링도 어불성설"

특히 카카오는 개인 간의 메시지 전송을 보기 위해서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실시간 모니터링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통신 비밀 보호법상 실시간 감청은 법원의 영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시간 메시지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도 공개된 게시물에 대해 검색 등의 방법으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혀 외부에는 실제보다 더 과장돼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모니터링의 주체도 검찰이 아니라 관계 기관이 하며, 명예훼손성 게시물이 있을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인지수사하겠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위축이 더 큰 문제

사실상 사이버 명예훼손 사범에 대해 엄벌 방침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검찰이 엄포를 놓아 네티즌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 방침이 알려지자 수사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해외 메신저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검열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텔레 그림과 같은 메신저가 카카오톡의 대안 메신저로 떠오르면서 SNS 등에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검찰의 발상이 위헌적인 요소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명예훼손이 아닌 단순 허위사실 유포는 '미네르바 사건'으로 위헌 결정이 내려져 처벌 근거가 사라졌고, 허위사실의 단순 전달자를 처벌하는 것도 최근 대법원에서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의 트윗을 리트윗하고 풍자한 사진가 박정근 씨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리면서 단순 전달의 경우에는 전달의 목적과 취지를 엄밀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검찰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자신들이 직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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