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하는 핀테크의 세계⑤] 글로벌 기업들, 넥스트 머니 겨냥한 움직임 본격화

[급부상하는 핀테크의 세계⑤] 글로벌 기업들, 넥스트 머니 겨냥한 움직임 본격화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10.04 09:50

구글 생태계 구축 실패… 애플·알리바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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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지갑에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는다. 버스는 후불 교통카드, 계산은 신용카드,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하이패스카드, 축의금은 계좌 이체로 ‘결제’하는 시대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해 이슈를 몰고 다닌 것도 불과 2013년 이맘때다. 인류는 이미 ‘넥스트 머니’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지급 결제에서 현금 거래 비중은 2000년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카드 거래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현금 비중은 47%로 전체 금액의 15% 수준이다. 2000년 대비 각각 33%p, 45%p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 쇼핑’과 ‘스마트폰 뱅킹’을 경험했다. 이용자 10명 가운데 3명은 근거리 무선 기술(NFC)을 알고 있다. NFC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25.8%가 이를 이용해 봤으며, 10.2%는 모바일 결제를 활용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ABI리서치는 2018년까지 NFC를 탑재한 기기가 15억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2015년 전 세계에 보급된 스마트폰 50%에 NFC 기능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IE 마켓 리서치는 전 세계 모바일 전자 결제 시장 규모가 2014년 1조 1300억 달러, NFC가 3분의 1인 3700억 달러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플랫폼, 상품공급 만으로는 한계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구글이었다. 2011년 5월 26일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 ‘구글 월렛’을 발표하고 NFC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선포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NFC를 통해 직불카드, 신용카드, 멤버십카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같은 해 8월부터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에는 시티은행, 마스터카드, 삼성전자, 스프린터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구글 월렛을 지원하는 기기는 10종을 넘지 못한다. 더 심각한 것은 보안 문제였다. 분실됐거나 중고로 팔린 기기에 구글 월렛을 설치하면 예전의 사용자 계정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구글 측도 이를 인정했다.

지갑을 잃는 것은 지갑 속에 담긴 돈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사용자의 정보가 들어간 구글 월렛이 남의 손에 들어간다면? 예상할 수 없는 막대한 금액이 빠져나갈 수 있다. 구글 월렛은 모바일 결제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 줬다.

하나 더. 구글은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생태계를 구축하지는 못했다. 새로운 결제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이를 연계할 온·오프라인 시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67.5%, 국내에서는 93.4%의 비중을 차지하는 안드로이드만을 의지한 결과가 아닐까.

구글만이 이 시장을 노린 것은 아니다. 2012년 8월 15일 미국 유통사들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결제 활성화를 위해 합작사 ‘전미 유통연합회(MCX)’를 설립했다.

세븐일레븐, 베스트바이, 애런브랜드, 퍼블릭스 슈퍼마켓, 시어스홀딩스, 월마트, 타깃, 하이비, 수노코, CVS, 다든 레스터런츠, HMSHost, 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외식업체·주유소 등이 참여했다.

제휴사들은 MCX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제할 수 있다. 당시 MCX는 결제시스템의 자세한 사안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코드나 NFC 형식의 시스템을 차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바코드나 NFC 적용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서 앱 기반 간편 결제로 전략을 선회했다.

생태계를 확보한 이들 업체가 실패한 이유는 하나다. 온라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없었던 것이다. 앱만으로는 부족했다. 오프라인에서 형성된 생태계를 온라인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팀쿡은 키노트를 발표하면서 아이폰6, 6+, 애플워치와 함께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애플페이는 NFC를 기반으로 한 결제 플랫폼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상점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를 카드리더기에 댄 동시에 손가락을 터치ID에 갖다 대면 본인 인증이 되면서 결제가 완료된다. 터치ID는 아이폰5S의 홈버튼에 내장된 360도 지문 인식 센서다.

NFC, 지문센서로 구성된 결제 체계에 그치지 않고 애플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업체들과 제휴, 금융부터 상점까지 애플페이로 결제시스템을 통일했다. 카드사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카드가 포함됐다. 은행에는 세계 신용카드 구매량의 83%를 차지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이 들어갔다. 유통업체는 맥도널드, 나이키, 디즈니, 블루밍데일스 등이 애플페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애플, MLB 등에서도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시기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카드업계는 ‘라이어빌리티 시프트(Liability Shift)’를 오는 2015년 10월부터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IC칩 단말기에서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와 연관된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비자·마스터·아멕스 등 카드사가 책임을 진다. 반면에 IC칩 단말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는 가맹점 책임이다. 아이폰 안에 IC칩으로 카드 정보를 담는 애플 페이의 활용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6와 6+, 애플워치의 NFC는 애플페이에만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NFC 사업자가 아이폰 생태계에 숟가락을 올려놓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의 서비스 폐쇄 정책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알리페이, 중국을 넘어 세계로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2013년 기준 전 세계 가입자가 8억2000만 명이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인 알리바바닷컴, 고객간거래(C2C) 서비스인 타오바오를 넘어 이제는 글로벌 플랫폼인 티몰과 오프라인 상점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사례를 보고 있으면 알리페이의 엄청난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 알리페이는 2013년부터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인 이니시스와 제휴했다. 중국인들이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5월 국내 면세점들과 계약해 바코드 결제 방식으로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명동 지하도를 걷다 보면 ‘알리페이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대문짝만한 광고를 만날 수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 롯데닷컴 등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알리페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NFC를 활용한 결제는 NFC 기능만 있다고 해서 서비스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구글 월렛의 사례가 보여 줬다. 통신사, 카드사, 부가통신사업자(VAN)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고객의 결제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통신사와 카드사는 무엇을 협력할 것인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 플랫폼이 없는 서비스는 팥소 없는 찐빵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MXC의 실패가 보여 줬다.

2012년 가트너는 NFC 기반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복잡성 때문에 널리 채택되려면 적어도 4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15년에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2016년은 가트너의 예측대로 될 가능성도 높다.

명동 곳곳을 돌아다니는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매장에서 물건을 사지만 결제는 알리페이로 한다. 수수료가 고스란히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위안화로 받아서 환전하는 비용이나 알리페이 수수료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별 망설임 없이 서비스 제휴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제 플랫폼 면에서 보면 큰 위기가 온 것이나 다름없다. 애플이 애플페이로 생태계를 만들고 알리페이가 가입자 8억 명을 내세우며 서비스를 확대하는 사이에 우리는 그저 구경만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제라도 카드사, 금융권, 결제플랫폼 업체들 간의 공고한 협력을 시작해야 한다.

글=유재석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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