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열은 국민을 불신하는 것"

"인터넷 검열은 국민을 불신하는 것"

최광 기자
2014.10.06 05:57

[저자를 만났습니다]'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저자 정지훈교수 "인터넷의 철학과 문화 이해해야"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정부의 검열은 국민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합니다. 안전을 이유로 국민을 통제 하에 두려는 시도가 미국과 중국에서 일상화 됐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IT분야의 베스트셀러인 '거의 모든 IT의 역사'에 이어 인터넷 역사만을 다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를 출간한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최근 불거진 정부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대해 "국가가 안전을 빌미로 국민을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정교수는 "미국이 911 테러를 빌미로 인터넷을 통제하려했는데, 지금 국내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한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책은 거의 모든 IT의 역사 개정판을 준비하려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폭로하는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인터넷 분야로 범위를 좁힌 결과다.

정 교수는 "인터넷을 산업적인 관점에서 조망한 책은 많이 나왔지만 철학과 문화적인 시각에서 분석이 이뤄진 적은 없다"며 "개방과 공유를 근간으로 한 인터넷을 올바른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정 교수가 책을 쓰게 된 결정적인 역할은 한 인물은 C언어의 창시자 데니스 리치.

C언어는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이 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지난 2011년 10월 사망한 후 일주일 후에 리치도 사망했지만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정 교수는 "잡스의 죽음에는 세계적인 추모가 이어졌지만 국내에서 리치의 죽음을 언급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며 "어쩌면 잡스만큼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인물이라며 그런 그의 죽음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최근 인터넷을 둘러싸고 세계적으로 여러 사건이 터지면서 인터넷의 본질을 조금 더 깊이 봐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인터넷은 복제가 손쉽고, 복제가 되더라도 원본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으며, 전파속도도 빠르고 시공간의 제약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굉장히 풍부한 공유가 발생하며, 거래비용도 낮아져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하지만 정 교수가 말하는 인터넷은 연결하고 공유하고 협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자유와 탈 권위를 추구하던 히피문화와 락, 탈출과 자유가 전부 엮인 공간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인터넷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는 잘 알려진 기업인들도 있지만, 숨겨진 영웅들이 많이 있다.

정 교수는 "전설적인 해커 리처드 스톨만이나 리눅스의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처럼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성공한 인물들이 인터넷의 발전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며 "그들이 묻히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태동과 탄생, 웹의 발전과 현재와 미래를 다루는 총 4부 44장에 걸쳐 다루고 있는 제목처럼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를 두루 살피고 있다. 책의 분류는 IT와 미디어, 경제일반으로 되어 있지만 정교수는 오히려 문화/사회로 분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차 대전의 막바지에 전쟁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세계 최초의 컴퓨터 개발자 폰 노이만과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인 '사이버네틱스'라는 개념을 창안한 노버트 위너 교수의 엇갈린 행보로 출발한 인터넷 역사 탐험은 인간을 닮아가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막을 내린다.

정교수는 "'거의 모든' 시리즈의 제3편으로는 SF나 게임을 고민하고 있다 "며 "게임을 하게 되면 게임을 좋아하는 중학생 아들과 공동 집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정지훈 지음, 메디치미디어, 328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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