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법적 근거없는 삭제는 불법, '핫라인 불가' 입장 전달했음에도 불똥은 우리한테"
'카카오톡(카톡)' 발 검열 논란에 휩싸인 인터넷 업체들의 '속앓이'가 커지고 있다. 검찰의 '검열 강화 방침'에 '법적 근거 없는 조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결국 인터넷업계가 사찰당국에 협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커지면서 부메랑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업체들은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불거진 네티즌의 분노가 인터넷 업계로 확산되는데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논란이 검찰의 일방적인 검열강화 방침과 맞물려 확대되면서 검찰의 초법적인 발상에 "합법적인 수사 협조에도 이용자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불법적인 협조요청을 들어주었다가는 서비스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톡 검열논란이 거세진 이후 러시아 개발자의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이 주목을 받으며, 한달새 가입자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메신저의 이용자는 급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검열을 강화하고, 인터넷 업체들이 이에 협조하는 것으로 비쳐지면 국내 이용자들이 대거 해외 서비스로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대검찰청 형사부 주제로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실시간 모니터링, 유관기관과 협조체계 구축 등의 대책을 마련했고, 자리에 참석한 네이버, 다음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인터넷 기업도 협조하기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는 검찰이 포털과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게시글 삭제를 요 구토록 하는 조치는 "법률에 위배된다"며 반발했다. 당시 열린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게시물의 삭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시정 요구가 들어오거나 법원의 판결 이후에나 진행될 수 있는 일로, 임시차단(블라인드) 조치 역시 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판단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라며 검찰의 일방적인 지시로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법률위반이다. 특히, 명예훼손 게시물의 차단 요구나 삭제 요구는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로 제3자인 검찰이 지시한다고 따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항변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공인이나 정부기관의 명예훼손은 더욱 엄격히 처리돼야 하는 문제로 인터넷 사업자가 검찰의 지시에 따랐다가는 이용자의 반발은 물론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하는 상황이라고 절대 법적 근거 없는 조치는 따를 수 없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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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네이버가 이른바 '회피연아'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의 신상정보를 검찰에 영장없이 제공했다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이후 포털업체들은 영장에 근거해 자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엄격한 법적 근거 없이는 수사에 협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회의도 당일 오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읽어가는 수준의 회의를 진행하려 했다"며 "그날 자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충분히 밝혔는데도 검찰이 일방적으로 발표해 마치 검찰의 검열에 인터넷 업계 전체가 동조하는 것처럼 보여 유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