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과태료 무리하게 책정, 작년 8266억 세수펑크

벌금·과태료 무리하게 책정, 작년 8266억 세수펑크

세종=박재범 기자, 정진우
2014.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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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6조 편성했지만 2.8조 징수...수납률 안오르면 매년 4166억 세수부족

정부가 지난해 벌금과 과태료 등의 예상 세입을 과다하게 편성, 세수가 8000억원 이상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벌금과 과태료 등 수납률을 높이지 않을 경우 매년 수천억원이 넘는 세수부족에 시달린거란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는 벌금과 과태료 등으로 3조6867억원을 예상 세입으로 잡았는데, 실제 회수한건 2조8601억원에 불과했다.

이들 명목의 예산대비 수납률은 77.6%로, 이로 인한 세수부족은 8266억원에 달했다. 벌금은 범죄인에 대해 일정한 금액의 지불 의무를 강제로 부담시키는 재산형을 말하고, 과태료는 형벌이 아닌 행정의무(도로교통법 등)를 위반했을 경우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를 의미한다.

항목별로 보면 △벌금 -7365억 △과태료 -1964억원 △몰수금 679억원 △과징금 377억원 △기타 8억원 등이다. 지난해 수납액이 저조했던 건 예산편성 시 최근 몇 년간 수납액 추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란 지적이다. 2009~2011년 수납액은 평균 2조5000억원이었고, 2012년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액 과징금(부당이익 환수)이 전년 대비 5642억원 증가하면서 3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정부는 이런 특수한 상황을 무시하고 지난해 예산을 2012년 대비 12.9% 높게 편성한 것이다. 그 결과 2009~2013년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6.2%로 높았던 반면 징수 결정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1.9%로 낮았다. 수납액의 연평균 증가율 역시 4%에 불과했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추세를 반영해 2014~2018년 벌금과 과태료 예산안의 연평균 증가율을 1%로 낮게 책정했어도, 현 수준보다 수납률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연평균 4168억원의 세수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점이다.

실제 올해 벌금과 과태료 등 예산은 3조6852억원으로 잡혔다. 항목별로 △벌금 1조8906억원 △과태료 9298억원 △과징금 6919억원 △몰수금 1724억원 △기타 5억원 등 지난해보다 140억원 감소했지만, 2013년 결산에 비춰볼때 과다 편성됐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벌금과 과태료, 과징금과 같은 건 예산 편성 시 최근 수납액 실적을 고려하면서 정해야하는데 내년도 예산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예산이 과다하게 잡혀도 수납실적만 그만큼 따라온다면 세수부족 문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현실은 수납률 자체가 낮아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납 실적을 고려한 적정예산 편성 외에 벌금이나 과태료 등의 수납률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경찰청 과태료 체납액은 부과 후 60일 경과한 체납액이 1조1289억원에 이른다. 이는 과태료가 법의 준수를 강제하는 행정이행 확보 수단이지만, 국민들이 조세만큼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태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더 명확히 남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국세징수법과 지방세기본법 등에서 과태료를 징수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국세처럼 일정 금액 이상 체납할 경우 출국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부과된 건수에 비해 징수 전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 수납률이 낮다는 문제도 있다. 일선 경찰청의 과태료 관련 인력은 지난해 530명으로 지방청 16개소와 경찰서 250개소에 각각 2.9명, 1.9명씩 배치돼 있다. 1인당 체납건수는 3만5000건(54만7000건 납부해 333억4000만원 회수, 과태료 1조1289억원으로 계산하면 누적 체납 건수 추정치 1851만건)에 달한다.

정부 관계자는 "세외수입으로 잡히는 벌금이나 과태료는 국민들이 세금처럼 반드시 내야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납률이 저조하다"며 "과태료 부과나 징수 파트에 인력이 풍부하다면 적극적으로 수납률 높이는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경찰 인력이 현장에 우선 배치되기 때문에 징수 인력이 많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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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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