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한경연 원장 "韓 경제 4대 경고음 울리고 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 "韓 경제 4대 경고음 울리고 있다"

유엄식 기자
2014.1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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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포기자 속출에 中·日 샌드위치… “한국경제 고장난 자동차, 규제개혁·성장전략 필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청년실업률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구직을 포기한 청년실업자인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or training)이 청년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OECD 33개국 중 5위다. 성장잠재력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다”

“부가가치 있는 산업은 엔저현상으로 일본기업에 밀리고, 가격경쟁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은 중국기업에 밀리는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근래 들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권 원장은 특히 “한국경제 상황이 고장난 자동차와 같다. 당장 수리를 맡기던가 새 차로 갈아타야 한다”며 위기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이날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국경제에 ‘4대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급락하는 성장잠재력=권 원장이 가장 먼저 우려한 부분은 성장잠재력 저하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10%가 넘었던 성장잠재력은 최근 3%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20~30년 뒤에는 1%대에 머물 전망이다.

권 원장은 “최근 3년간 2011년 2·3분기를 제외하고 모두 전분기 대비 0%대 성장을 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가입국 중 가장 빠른 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심각한 문제는 잠재성장 기여도에 인적자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노동의 성장기여도가 점점 낮아져 청년실업률 증가로 구직포기청년실업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커지는 중국 리스크=권 원장은 또 중국의 성장세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중국은 성장 목표치를 실제 성장률보다 낮게 잡아왔는데 최근 미니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하락해 올해는 성장목표에 미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경우 수출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그는 “중국 사회주의 정부가 시장경제를 통제하지 못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인해 경착륙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중국경제 위험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자료=산업기술평가관리원

◇ 엔저 업은 일본기업, 기술추격 중국기업=권 원장은 또 한국기업들이 최근 엔저현상을 등에 업고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기업과 국가 산업육성 정책으로 기술력을 키우는 중국기업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원장은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여전히 10%p 이상 벌어져 있고,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4년전 17.8%p에서 12.5%p로 격차가 좁혀진 상황”이라며 “기술개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거나 FTA(자유무역협정) 확대로 수출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노사협력, 규제개혁, 성장전략 동시추진 필요=권 원장은 일련의 경제위기 해법은 노사협력, 규제개혁, 성장전략이 동시에 진행돼야 가능하다고 봤다. 단기 대증적인 경기부양책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단기부양책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기업의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사협상 기간만 4일 단축해도 해당 기업 영업이익률이 2%p 이상 오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임금협약에 들어가는 기회비용만 줄여도 기업 이익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법 통상임금 판례에도 불구 산업현장은 여전히 임금문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년 60세 의무화 법안이 통과됐으나 임금피크제 변경에 대한 법규가 없어 노사대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권 원장은 "기업들이 인력수급, 비용추정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경영전략을 제대로 짜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수도권, 대기업, 환경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정부가 추진하려는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한시적으로 도입해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경쟁력강화법은 1999년 일본이 도입한 ‘산업재생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부실계열사 정리 및 사업재편시 취등록세 면제 △M&A(기업합병) 심사기간 단축 △지주회사 내 공동투자 허용 △부채비율(현행 200%) 완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권 원장은 “삼성전자(274,500원 ▲6,500 +2.43%)LG전자(215,000원 ▲8,500 +4.12%)도 소니와의 경쟁을 거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외국계인 까르푸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밀렸다. 개방을 통한 경쟁체제가 도입된 산업은 모두 성공했다.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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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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