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26,100원 ▼400 -1.51%)과 아시아나항공(7,050원 ▼150 -2.08%)의 합병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핵심 과제인 마일리지 통합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합병기일까지 승인되지 않으면 법인은 하나로 합쳐져도 마일리지 제도는 따로 운영돼 소비자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승인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참석 주주의 99.3% 찬성으로 합병안을 가결했다. 양사는 오는 12월 16일 합병한 뒤 이튿날 통합 대한항공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법인 통합을 위한 주주 승인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마일리지 통합안은 여전히 공정위 심사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서비스 공급 방안 등을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은 뒤 올해 1월 22일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이후 200일이 넘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양사가 재무제표에 부채로 반영한 마일리지 이연수익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대한항공 2조9322억원, 아시아나항공 934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를 단순 합산하면 3조8667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7806억원보다 약 861억원 증가했다. 올해 2분기까지 포함하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항공사가 고객에게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금액으로 평가한 것으로 재무제표상 부채로 반영된다.
대한항공이 제출한 통합안은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합병 후 10년간 별도로 관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통합 이후 새로 쌓이는 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로 적립하고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아시아나의 공제 기준에 따라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을 원하면 아시아나 탑승 적립분은 1대 1, 신용카드와 호텔 등 제휴 적립분은 1대 0.82의 비율을 적용한다. 다만 10년간의 별도 관리 기간과 전환비율, 보너스 좌석 공급 방안 모두 공정위 승인을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
공정위는 전환비율뿐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는지를 살피고 있다.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공급이 부족하면 마일리지의 명목상 가치가 유지되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소멸 예정 마일리지를 지역 화폐로 활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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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기일까지 통합안이 승인되지 않으면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도 기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제도를 각각 유지해야 한다. 대한항공도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공정위 승인 시점까지 양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별도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별도 운영이 현실화되면 통합 항공사를 이용하면서도 양사 제도의 공제 기준과 제휴처, 보너스 좌석 이용 조건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마일리지 통합안 확정이 늦어질수록 소비자 혼선도 길어지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마일리지 통합안 승인이 지연되며 혼란은 커지고 있다"며 "공정위 입장에서는 최대한 논란이 적은 상태에서 통합안을 승인하는게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