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문화⑨] "잘 만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라"

[기술문화⑨] "잘 만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라"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12.26 06:00

구글·에버노트·링크드인·페이스북·아마존의 기술문화

[편집자주] 모두 기술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술을 통한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와 기업의 문화는 기술이 꽃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을까.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문화와 환경을 만들고 있을까. 사람들의 삶을 즐겁게 만들고 더욱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만들어내려면 지금 우리의 생각과 생활의 스타일부터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닐까.
구글 전경
구글 전경

;;;1. 구글 “업무시간의 20%는 딴 짓에 써라”

구글은 소프트웨어 회사지만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생명공학회사에 투자한다. 콘택트렌즈를 만들고 인간노화방지를 연구하며 인공위성을 쏜다. 종잡을 수 없는 구글의 행보는 그들의 엔지니어 문화에서 비롯된다. 엔지니어의 천국답게 그들은 자신의 업무를 보;다 더 신속하고 명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직접 개발해 쓴다. 구글의 도구들은 구글러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아가 구글의 새로운 제품으로 서비스된다. 내부용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구글러들 사이에 자리 잡으면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서비스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구글행아웃이다. 구글은 엔지니어들에게 카메라가 달린 노트북을 지급한다. 또한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회사 화상회의 시스템에 접속해 회의를 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이 지금의 행아웃으로 발전한 셈이다.

구글캘린더 역시 그들의 보다 더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개발됐다. 구글에선 회의시간을 잡을 때 캘린더를 쓴다. 회의 파트너가 언제 시간이 비는지 쉽게 알 수 있어서다. 구글의 회의는 상대방에게 구글캘린더로 초청장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상대가 초청을 수락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지메일과 캘린더를 연동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구글은 엔지니어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이 원하는 강좌가 있으면 회사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하기도 하고 근처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 보내기도 한다. 심지어 요리강습, 비행기 조종과 같이 업무와 상관없는 분야에도 투자한다. 전체 비용의 3분의 1 정도를 지원한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엔지니어들은 배움의 욕구가 굉장히 강하다. 기술 트렌드가 계속 바뀌는데 이에 발맞춰 엔지니어들을 훈련시킨다”고 전했다.

구글은 엔지니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바로 ‘20% 프로젝트’다. 회사 근무시간 중 20%를 자신의 본업과는 상관없는 일에 쓸 수 있다.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된다.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구글의 정식 서비스로 채택되기도 한다. 구글 뉴스와 지메일 등이 20% 프로젝트에서 발전된 사례들이다. 회사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크게 발전하는 것이다.

구글은 업무시간을 엔지니어 자율에 맡긴다. 사람마다 출퇴근 시각이 다르다. 어떤 엔지니어는 점심 무렵에 나와서 저녁을 먹고 일하다가 들어가기도 한다. 아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시스템에 출퇴근 기록을 남기는 식의 근태관리 역시 하지 않는다. 무조건 일해야만 하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휴가 역시 원할 때 자유롭게 쓴다. 보통 1년을 근무했을 때 25일 정도 휴가를 갈 수 있는데 상급자에게 알릴 필요 없이 시스템에만 입력해두면 휴가일수가 자동 차감되고 팀원들에게 자신의 휴가일이 자동 공지된다.

하지만 회사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을 뿐이다. 업무 양으로 보면 웬만한 기업보다 많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메일을 확인한다. 하루에 들어오는 이메일만 수천 통이다 보니 지메일 필터링 기능은 필수다. 회의가 필요할 땐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다. 일 중독자가 넘쳐나는 실리콘밸리에서 게으른 엔지니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동휘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업무상 이메일을 보내면 대체로 빨리 답장이 오는 편이다. 1분 안에 회신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규칙은 아니지만 문화적 압력이라는 게 있다. 남이 그렇게 일을 하니 나 역시 자연스럽게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 중독자 구글 엔지니어들을 움직이는 힘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구글을 찾는 사람도 있고, 거꾸로 높은 연봉을 주는 구글을 박차고 나가 스타트업을 세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에버노트는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4층과 5층 사이 계단을 터서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에버노트는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4층과 5층 사이 계단을 터서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2. 에버노트 “CEO가 내려주는 커피 마시며 대화로 푼다”

1억 명이 쓰는 에버노트는 문서,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 기기에 기록하고 PC와 연동해 쓸 수 있는 앱이다. 에버노트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앱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소통’의 힘이다. 에버노트는 이용자와 직접 대화한다. 보통 기술기업들은 신기술을 공개할 때 기자간담회를 열지만, 에버노트는 이용자를 회사에 초대한다. 간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이뿐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버노트 본사 건물 곳곳에선 소통과 평등을 중시하는 에버노트의 기업문화가 묻어난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작은 카페가 대표적인 공간이다. 에버노트 창립멤버인 앤드류 싱코브(Andrew Sinkov) 에버노트 마케팅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1시간씩 돌아가며 카페를 맡아 커피를 내린다. 나와 필 리빈 CEO도 일반 직원들처럼 똑같이 커피를 1시간씩 내린다. 우린 전 직원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무실 구조 역시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일단 사무실엔 책상을 구분하는 파티션이 없다. 필 리빈 사장의 자리도 별다른 파티션 없이 일반 직원들 한 가운데에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서로의 자리를 오고가며 대화를 나눈다. 회의실의 경우 투명유리로 돼 있어 누가 무엇을 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4층과 5층 사이 계단을 터서 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앤드류 싱코브 부사장은 “처음 우리 회사는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35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규모가 커지더라도 소통하는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4층과 5층을 터서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자리 배치도 신경을 썼다. 직급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묻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팀과 상관없이 자리를 배치했다. 엔지니어, 커스토머, 서포트 등 각 팀별로 평소에 같이 일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섞어 앉게 만들었다. 덕분에 팀끼리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자기 일만 하고 다른 팀에선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지만 에버노트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에버노트의 소통은 미래지향적이다. 싱코브 부사장은 “에버노트는 단순한 노트회사가 아니다. 기존의 종이는 오피스에서 이제 의미가 없다.

미래의 오피스가 에버노트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팀간 대화를 하고 공유하게끔 도울 것”이라며 “에버노트의 ‘증강지능’ 기능이 그 예다. 증강지능 기능은 내가 쓴 노트와 관련된 과거 자료를 찾아주고, 팀워크에선 동료의 데이터도 보여준다. 기업에 대해 작성하면 관련 뉴스를 찾아준다. 에버노트는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링크드인은 직원 편의를 위한 무료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링크드인은 직원 편의를 위한 무료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3. ;링크드인 “한 달에 하루는 ‘자유시간’”

;세계 최대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링크드인(Linkedin). 이곳엔 한 달에 하루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있다. 휴일의 개념이 아니다. 정규 근로시간에 포함되지만 회사 업무는 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한다.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생활을 해도 된다. 딴 짓을 장려하는 구글의 20% 프로젝트와 비슷한 제도다. 링크드인은 이 날 하루만큼은 절대 회의를 잡을 수 없도록 규정으로 못 박아 놨다. 회의나 보고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대신 사내 이벤트를 벌인다. 매달 테마가 다르다. 11월엔 부모님을 회사에 초청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링크드인은 해외에 부모님이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 당첨된 사람들에겐 비행기 티켓을 지급했다. 물론 참여 여부는 윗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개인 자유다.

구글이 실리콘밸리 문화를 선도하면서 대부분 실리콘밸리 기업이 구글의 문화를 따라하고 있다. 링크드인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엔지니어들의 업무환경 개선에 신경 쓰고 있다. 우선, 자율 근무 시간제를 도입해 일의 집중도를 높였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개개인이 업무량에 따라 스스로 업무시간을 조정한다. 자율적인 분위기지만 동기부여는 확실하게 한다. 일을 잘하면 그만큼 승진할 가능성도 높다.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달씩 장기 휴가를 내는 사람은 실제로 드물다. 열심히 일하면 빠른 승진과 같은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다.

또한 무료 식사가 가능한 카페테리아와 운동을 위한 체육시설도 갖추고 있다. 자동차 정비공이 회사로 찾아오고, 치과의사도 회사 내에 상주한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실리콘밸리의 특성상 고급 두뇌들이 회사 밖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사무실엔 술도 구비돼 있다. 양재원 링크드인 엔지니어는 “평소엔 먹는 사람이 없는데 금요일 오후쯤엔 맥주 한 두 잔 씩 하면서 업무로 쌓인 긴장을 푸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링크드인은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회사인 만큼 조직 분위기도 규모에 따라 점차 변화하고 있다. 2년 전 만해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가 지금은 5000명이 넘는다. 양 엔지니어는 “성장하는 회사다보니 조직개편이 잦지만 보통 대부분의 업무가 팀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매니저 한 명에 팀원은 5~10명 정도인데 팀원끼리 직급은 달라도 모두 평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선 조직이 우선이란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여기는 무게중심이 개인에 있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 주기 때문에 조직과 다른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등한 발언권은 기획자와 엔지니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리나라 기업에선 흔히 기획팀에서 서비스를 구상한 뒤 엔지니어에게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하달한다. 하지만 링크드인에선 기획자가 엔지니어에게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동등한 입장이다. 엔지니어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할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엔지니어와 기술자는 서로 상호 보완하며 협력한다.

양 엔지니어는 “링크드인의 기획자들 역시 이공계 출신이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한다. 사전에 프로그램 오류를 잡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고, 또 미리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개발 과정에서 오류를 잡느라고 늦었다고 말하면 모르는 사람은 ‘당연히 오류가 없어야 되는 것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그 상황 자체를 이해해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기숙사에 장식된 포스터. 주로 집중과 핵(Hack)같은 키워드를 주제로 제작됐다.
페이스북 기숙사에 장식된 포스터. 주로 집중과 핵(Hack)같은 키워드를 주제로 제작됐다.

4. 페이스북 “자유로운 소통과 해커 정신의 결합”

페이스북은 13억 5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단순한 서비스 기업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페이스북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컴퓨터 시스템의 각 부분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런 페이스북의 기술력의 뒤에는 신속함과 개방성을 중시하는 페이스북의 개발 문화가 있다.

페이스북은 4~6명의 소규모로 구성된 팀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소규모 팀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면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심지어 1~2명이 도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앱은 단 한 명의 엔지니어가 3개월 만에 개발했다.

또 페이스북은 서로 격식없이 소통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의 사무실도 소통을 중시하는 IT기업의 트렌드에 따라 열린 구조로 설계됐다.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칸막이가 없는 책상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일한다. 이는 직책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페이스북은 매주 금요일마다 저커버그와 전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Q&A 시간이 있다. 페이스북의 댓글 글자 수를 늘리는 정책도 이 시간을 통해 제안됐고, 저커버그가 그 자리에서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해커톤

페이스북에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엔지니어들이 두려움 없이 부딪쳐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해커 문화가 정착돼 있다. 페이스북에서 ‘해킹’은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에 과감히 도전하고 코딩을 통해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다. 바로 이 해킹 정신이 회사의 모토인 ‘빠르게 움직여 혁신을 만들어낸다(Move Fast, Break Things)’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달마다 열리는 ‘해커톤’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표출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커톤은 엔지니어들이 일상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혼자 또는 작은 팀을 이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8시간 동안 이를 실현시키는 기회가 된다.

해커톤이 열린 날로부터 약 1주일 뒤에는 대형 회의실에서 엔지니어들이 모여 ‘시제품 포럼(Prototype Forum)’을 열고 프레젠테이션과 토론을 진행한다. 해커톤 행사에 참가한 누구든지 앞에 나와 자신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시연하는데 저커버그가 직접 참석하기도 한다. 해커톤이 열릴 때마다 50~60개의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매회 약 2~3건 정도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채택된다. 타임라인, 동영상, 채팅기능을 포함해 페이스북을 상징하는 아이콘과 같은 ‘좋아요’ 버튼도 해커톤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현재 페이스북 자체 서비스보다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북 채팅은 페이스북의 자유로운 문화가 집약된 결과다. 채팅기능은 금요일 Q&A 시간에 제안됐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제안에 흥미를 느낀 한 명의 엔지니어가 해커톤을 통해 처음 구현해냈다.

아마존이 만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파이어’시리즈
아마존이 만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파이어’시리즈

5. 아마존 “고객 중심 기획이 만들어내는 창의적 기술”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이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세계적 기업이 됐다. 아마존의 성장 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있었다. 내부 데이터 관리를 위해 만든 기술은 ‘아마존 웹 서비스’로 발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웹 스토리지 서비스가 됐다. 또 아마존의 물류와 배송 시스템은 IT가 기존 산업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아마존의 뛰어난 기술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기획에서 시작된다. 아마존의 기획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아마존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결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결정에 따라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판단하고 개발을 시작한다.

기획은 제품 출시 가장 마지막 단계인 보도자료 작성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이 방법을 ‘역행 방식(Working backwards)’이라고 부른다. 보도자료에는 가장 명확하고 간단하게 제품의 기능과 장점이 설명된다. 보도자료에서 설명되는 제품이 고객에게 유용하지 않다면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획자들은 제품의 장점이 명확해질 때까지 보도자료 작성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품 아이디어가 정리된다.

보도자료 작성이 완료되면 FAQ를 작성한다.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궁금해 할 점이 정리되는데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FAQ를 읽었을 때도 고객의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의 요구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FAQ 이후에도 사용자 설명서 작성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촘촘한 사용자 경험이 만들어진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대표적인 제품이 ‘킨들 시리즈’다. 스티브 잡스는 킨들이 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스마트 기기를 통해 글을 보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킨들은 줄을 긋거나 궁금한 단어를 검색하는 등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보여주는 행동에 맞춘 사용자 경험을 통해 아마존 최고의 제품이 됐다.

기술과 함께 소통능력 요구

고객을 중심에 둔 기획이 확정되면 제품 개발에 들어간다. 제품 개발을 위해 개발자들은 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 현재의 역량보다 고객의 필요에 맞춰 제품 기획이 이뤄졌기 때문에 제품 개발을 위해 새로운 기술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높은 기술 능력이 요구된다. 실제로 아마존의 개발자 채용은 조건이 까다롭고 합격률도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술 과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기술들이 개발된다.

아마존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지만 내부 조직은 강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조직 구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 누구든지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 가장 하부의 조직에서는 자유로운 토론을 장려하고 있다. 회사 벽면을 화이트보드로 만든 이유다. 이 앞에서 종종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매일 서로의 작업 상황을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전체 계획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 등 애자일 기법도 개발조직에 적용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미국)=조은아 기자,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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