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동휘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구글에서 일하면서 겪은 업무환경 관련 에피소드를 들려 달라
“처음 구글에 입사했을 때 한국 구글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바꾼 적이 있다. 검색창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6개월이 걸렸다. 한국 회사였다면 하루면 바꿨을 일이다. 한국 이용자는 애니메이션이 가미된 아이콘을 선호하는데 당시엔 플래시 말고는 답이 없었다. 외주를 주려고 에이전시를 찾았는데 역시나 플래시로 가져왔다. 문제는 플래시로 만들면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말단 엔지니어들이 먼저 나서서 반대했다. 덕분에 시각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데 6개월이 걸렸다. 웹 표준을 지키면서 풍부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고 용량은 작게 하는 이 방법은 대단한 것 같지 않지만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것이다. 만약 회사에서 데드라인을 강요하며 엔지니어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문제가 생겼을 때 기존 기술로 타협하려고 하지 않는다. 좀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는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기존 기술을 10%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다. 기존 사람들이 만들어낸 지식 위에서 향상시키는 아니라 10배 더 혁신적인 기술을 찾아내는 게 목표다. 아예 새롭고 파괴적인 걸 찾아내는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하는 것이다.”
- 구글과 한국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
“한국의 기업문화가 질서정연하고 수직적인 구조라면 구글은 수평적이다. 위에서 무언가를 지정해주고 아래에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팀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에 이야기하면 그걸 회사에서 통합적으로 처리한다. 얼핏 무질서해보이지만 그 무질서함 속에서 혁신이라는 핵심가치를 공유한다. 구글에도 직급은 있지만 직급이 아닌 이름으로 불린다. 직급이 아닌 지식이 힘이다. 회의를 할 때도 결정권이 있는 사람은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다. 이건 구글만이 아닌 실리콘밸리의 오랜 문화이고 전통이다.”
- 구글 엔지니어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세상을 바꾸는데 관심이 많다. 최근 우리 팀에 들어온 신입 엔지니어는 캠브리지대에서 우주물리학 박사를 받은 사람이다. 물리학계에선 세계 최고의 인재인데 왜 여기 왔냐고 물었더니 ‘전 세계 교육 시스템을 기술로 바꾸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구글의 자원을 통해 교육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인데, 사실 들어보면 무모한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무모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 모여들고 있다. 영국의 캠브리지도, 미국의 동부도 아닌 서부 실리콘밸리에 말이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중심에는 구글이 있다.”
이동휘씨는 2006년 구글에 입사해 2009년부터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검색팀 엔지니어로서 일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미국)=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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