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이미지 좋은 스웨덴·노르웨이 기업 사칭 무역사기도 급증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전자상거래 포털사이트 알리바바에서 국내기업이 물품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국내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북유럽 기업을 사칭한 온라인 사기범죄도 급증해 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멀쩡한 샘플 보내고 돈 받자마자 잠적 '주의보'
1일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A사는 올해 1~2월 알리바바에서 그리스 소재 B사가 판매 중인 목재 연료를 구입하기 위해 총 2만5050달러(한화 약 2800만원) 송금했지만 제품을 배송 받지 못해 부산 남부경찰서에 신고했다.
A사는 지난해 11월 사이트에서 목재 연료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본 후 제품 샘플을 요구해 직접 받아서 사용한 뒤 품질이 좋은 것을 확인했다. 그후 B사에게 올 1월 2750달러(약 300만원)를 첫 송금했다.
이후 다음 달인 2월에 1만9800달러(약 2200만원), 2200달러(약 240만원), 300달러(약 33만원)를 순차적으로 송금했지만 B사는 추가 송금을 요구하며 차일피일 선적을 미뤘다. A사는 그때서야 수상한 것을 느끼고 경찰을 찾았다.
경찰은 피의자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국제공조를 통한 수사에 나섰지만 피의자의 소재를 특정,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알리바바를 통해 알게 된 스웨덴 업체 E사로부터 자동차 부품 수입을 진행하던 대구의 H종합상사도 물품대금만 지불하고 실제 물건은 받지 못하는 사기를 당했다.
구입 당시 인보이스(송장)에 기재된 회사명에는 이 회사가 마치 스웨덴과 독일, 영국, 말레이시아 등지에 진출한 것처럼 돼 있었고 대금결제용 계좌는 영국 소재 은행계좌였다.
그러나 부품이 배송되지 않아 코트라 무역관을 통해 알아보니 스웨덴 회사등록청이 발급했다는 회사 등록 증빙서류와 회사등록번호 등은 허위로 판명됐다. 스웨덴 내 주소와 우편번호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 유령회사로 드러났다.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로 7000만명 이상의 판매자가 10억개 이상의 제품을 거래한다. 기업, 개인 간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돼 저렴한 물품거래가 가능해 국내기업들도 중고물품 구입 등에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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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물품에 대한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결제금을 예치하는 '에스크로' 같은 안전거래 제도가 알리바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샘플은 제대로 된 제품을 보내주고 막상 송금을 하면 연락이 두절되거나 함량 미달의 제품을 보내는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노르웨이 등 북유럽 기업 사칭한 사기도 활개
최근에는 국내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기업을 사칭한 무역사기 범죄도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산물 유통업체 H사는 노르웨이산 킹크랩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대금을 지불했지만 물건이 도착하지 않아 확인해보니 노르웨이 기업을 사칭한 무역 사기범에게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H사는 노르웨이 기업 사이트에 접속해 대표자 이메일로 냉동 킹크랩 주문 의사를 알렸고 피의자는 노르웨이 전화번호로 피해자에 연락해 부다페스트 계좌로 지난 10월 2715유로(약 370만원)를 송금 받았다. 피의자는 냉동 킹크랩이 터키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며 허위 배송회사 홈페이지를 알려줘 안심시키고 2715유로를 추가로 받아 총 5430유로(약 750만원)를 가로챘다.
사이트에서 노르웨이의 대형 수산물 수출업체 중 하나로 자사를 소개한 피의자는 회사직원들의 사진과 각종 인증서류, 판매제품, 연락주소까지 정상적으로 남겨 의심을 피했다. 해당 사이트는 현재까지도 운영 중이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스웨덴 업체 G사로부터 중고 인쇄기기를 구매하려던 서울 무역업체 D사도 인도 소재의 은행으로 물품 대금을 지급했지만 결국 제품을 받지 못했다. 피의자는 대금을 받은 후 홈페이지와 전화를 폐쇄하고 잠적했고 인보이스에 기재된 주소지도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업체와 물품거래를 할 때는 실제 존재하는 회사인지, 회사 소재지와 대금 수취은행이 같은 지역인지, 회사등록증이나 사업자번호는 정상 발급된 것인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대금을 입금하고 나면 피의자가 한시적으로 이용하던 전화와 팩스, 홈페이지, 이메일 등을 중단 혹은 폐쇄하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피의자 검거와 피해회복도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적으로 인터넷에 의존해 거래업체를 찾지 말아야 한다"며 "해당 사이트를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사기 사이트로 이미 등록돼 있는 경우가 많아 거래 이전에 신중하게 알아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