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방치·카카오는 신속 삭제 '아청법' 적용도 역차별?

트위터는 방치·카카오는 신속 삭제 '아청법' 적용도 역차별?

최광 기자, 신희은
2014.12.11 05:48

트위터에선 아동 청소년 음란물 검색 맘대로 vs 검색차단→신고→신속삭제해도 '소환'

국내 인터넷 기업이 정부 당국의 역차별 규제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이 트위터와 같은 해외 서비스의 아동·청소년음란물은 방치한 상태에서 다음카카오에만 엄격한 법적 잣대를 내밀었기 때문. 특히 이번에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 비공개 그룹에 음란물이 방치됐다는 이유로 기업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업계에서는 '표적 수사'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소환에 따라 10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커뮤니티 카카오 그룹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과 합병하기 이전 카카오톡 대표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카카오그룹을 통해 아동음란물 유포에 대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기간 중 카카오그룹 내 카페, 커뮤니티 20여곳에서 1만 여명의 회원이 아동음란물을 제작, 공유,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원 1만 여명 가운데 8400명 가량은 중·고등학생으로 확인됐다.

대전청 관계자는 "개인은 아동음란물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도 음란물 유포에 대한 기술적 조치 의무가 있다"며 "카카오톡은 아동음란물 유포와 관련해 1년 이상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청법 17조에는 서비스 사업자는 서비스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기술적 조처를 해야 하며, 발견한 음란물은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단,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거나 발견된 음란물의 전송을 막기 위한 기술적 조치가 어려운 경우에는 면책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음란 키워드에 대해서는 게시물 제목이나 그룹 이름으로 설정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음란물에 대해서는 신고가 들어오면 신속하게 차단조치를 하고 있다. 또 이러한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는 영구 가입 정지 등의 조치하는 등 엄격한 조처를 하고 있다. 문제가 된 옛 카카오 역시 서비스 초기부터 음란물에 대한 신고기능을 이용해 해당 음란물이 발견되면 신속히 삭제조치를 취해 왔고, 해당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는 서비스를 다시는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또 해당 그룹이 음란물 공유를 위해 개설된 것이 적발되면 해당 그룹을 즉시 폐쇄하고 그룹장의 사용권한을 박탈해 왔다.

업계에서는 수사 당국이 문제를 삼은 것은 사실상 이용자가 신고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사업자가 조치를 먼저 취하기 어려운 '비공개 그룹'이라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에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아무런 검색 차단 조치없이 버젓이 게시되고 있는데 국내 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규제 역차별을 한다는 비판이다.

실제 트위터에서는 이름 설정에서조차 국내 서비스에서는 대부분 차단된 성적 표현들이 가능하다. 검색 뿐 아니라 연관검색어를 통해 아동·청소년 음란 트위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트위터 계정 몇 개를 팔로우하면 유사한 트위터 계정이 추천되는 일이 발생한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신고하더라도 트위터에서 이를 확인해 차단까지 하는 데 수일이 걸리기도 한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아동·청소년을 기술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을 적용할 때에는 기술적으로 해당 게시물이 저작물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할 수 있었지만 수집 자체가 불법인 아동·청소년 음란물은 DB 수집 자체도 불가능하다. 또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고 접수 후 신속 삭제가 최선의 방법이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아청법은 법 제정 당시부터 인터넷 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가 불분명해 업계의 반발이 많았다"며 "무리한 법 적용은 게시판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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