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임금인상, 고용불안 차단이 관건

장애인 임금인상, 고용불안 차단이 관건

세종=우경희 기자
2015.01.29 11:3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정부 장애인근로자 사실상 최저임금 적용..."고용주 추가지원등 고용유지 대안 마련 필수"

장애인구 250만명 시대. 정부가 나서 장애인 근로자 채용을 독려하면서 장애인 고용률은 의무고용사업체(50인 이상 사업장)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으로 갈수록 장애인 고용률은 급격하게 낮아진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100~299인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률은 2.84%지만 10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고용률이 1.97%에 그쳤다.

장애인 고용이 작은 기업으로 집중된다는 점은 고용의 질 문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2만원으로 전체의 72.5% 수준이다. 중증장애인(116만원), 여성장애인(95만원), 60세 이상 고령 장애인(92만원)은 더 낮다. 특히 사업주가 적용제외 인가신청을 한 장애인근로자들은 현재(2013년 기준) 최저임금의 57.1%에 불과한 임금만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장애인 고용을 확대함과 동시에 장애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마지막 최저임금 적용제외 영역이었던 장애인에 대해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일본의 제도를 본따 최저임금 감액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장애인 임금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근로자에도 사실상 최저임금 적용='2110→2514→3436→4484' 2010~2013년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신청 건수다. 장애인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며 정부에 인가를 신청한 건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이 유일하게 제외된다. 사업주가 적용제외를 신청하면 대부분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일하게 된다.

이는 직업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중증장애인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다. 싼 임금을 인정해야 고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었다. 그러나 적용제외 인가 후 임금에 대한 별다른 규정이 없어 장애인 근로자가 직능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종종 신고됐다. 2013년 기준 적용제외 인가 장애인근로자의 평균임금은 법정 최저임금의 57.1%에 그쳤다.

정부는 이에 따라 최저임금 감액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연구용역과 내년 제도개선, 법 개정을 거쳐 2017년 시행이 목표다. 우선 2008년 먼저 제도를 시행한 일본을 벤치마킹할 공산이 크다. 장애인 근로자의 근로능력을 평가해 감액률을 정하고, 최저임금에서 감액률을 적용한 금액만큼 임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근로능력에 대한 평가는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정부가 직접 실시한다. 턱없이 낮은 임금을 지급받는 사례가 줄어들면서 장애인들의 근로조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종전 기준이 아닌 직업적 장애기준을 새로 도입해 이 평가 결과에 따라 필요한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의학적 판정으로는 복지대상자가 아니더라도 근로능력이 완전히 없는 경우 복지대상자로 분류키로 해 장애인 복지도 확대될 전망이다.

◇임금 높아지면 고용 꺼릴까 우려=문제는 장애인 임금수준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면 고용주들이 채용을 꺼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규모별 장애인 고용현황을 살펴보면 100~299인 사업장의 경우 장애인 고용률이 2.84%로 의무고용률(공공 3.0%, 민간 2.7%)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300~400인은 2.68%, 500~999인 2.52%, 1000인 이상 1.97%로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장애인 고용률이 줄어들었다.

중견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인데 임금에 민감한 이들 기업이 장애인 임금 인상을 부담스러워 할 공산이 크다. 차라리 임금을 더 주더라도 비장애인을 고용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정부는 의무고용률 상향조정으로 이를 극복한다는 방침이지만 의무고용은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소규모 기업이 제도의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제도를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대책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연구용역과 제도마련 과정에서 이 같은 목소리를 충분히 검토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 외에도 장애인 고용 저조기관 명단 공표를 종전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에서 300인 이상 사업체로 줄이기로 했다. 지나치게 긴 명단을 발표하다보니 공표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만큼 공표 기업의 숫자를 줄여 여론의 관심을 높이고 대신 업종별 규모별로 현황을 보다 자세하게 분석해 자료로 배포하기로 했다.

고용부담금은 부과방식을 고용률에 따른 일괄부과로 변경한다. 가산구간도 세분화한다. 교원 등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장애학생의 교대와 사범대 진학을 별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중증장애인의 공무원 경력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매년 중증장애인 적합 지위를 30개 이상씩 발굴하기로 했다. 고령 및 여성 장애인 지원을 위해 장려금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장애인 직업훈련 수당을 통합하고, 수당을 현재 새대주 21만~27만원, 비세대주 16만원에서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 주요내용
장애인 고용 종합대책 주요내용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