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통신3사, 관행적 '통신자료요청' 대응나선다

[단독]통신3사, 관행적 '통신자료요청' 대응나선다

성연광 기자
2015.02.05 05:57

SKT·KT·LGU+ 법무담당 3일 대책회의…'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요구 나설 듯

SK텔레콤(78,200원 ▼3,000 -3.69%),KT(59,300원 ▼1,100 -1.82%),LG유플러스(15,620원 ▲160 +1.03%)등 통신 3사가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가입자 신상정보) 제공 협조요청에 대해 법 개정 요구 등 공동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미 대형 포털들은 법적 근거 없는 수사기관의 정보요청을 거부하고 있어 ‘관행’에 의존하던 수사기관의 수사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 법무팀 관계자들은 3일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과 현재 진행 중인 관련 법정 소송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통신 3사가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 건으로 공동 회의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사들이 대책회의를 열게 된 이유는 지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1월 19일 “통신 3사가 이용자들의 요구에도 수사기관 자료 제공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20만~3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3년 전, 참여연대 등이 시민 3명을 대리해 “자신들의 신상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는지 알려달라는 요구에 통신사들이 거부하고 있다”며 제기한 항소심에 대한 판결이었다.

현재 감청(통신사실확인자료)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근거해 지방법원의 발부영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통신자료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수사당국 4급 이상 관련 공무원의 결제만 있으면 언제든 요청할 수 있다. 또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당사자에게 의무적으로 사후 통지를 해야 하는데, 통신자료는 제공 사실에 대한 당사자 통지절차도 없다.

통신 3사는 일단 이번 결과에 불복해 상고를 제기하기로 했다. 자칫 수천억 원 규모의 집단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참여연대와 오픈넷은 추가 손배소 소송인단을 모집하면서 통신 3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강조되는 최근 판례들을 볼 때 최종심 역시 기업에 불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5월 1심 판결에서도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 부분만 기각했을 뿐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원고들의 손을 들었다.

통신사들은 그렇다고 해서 시민단체의 요구대로 자료제공 현황을 모두 공개하기 어려운 처지다. 무엇보다 수사 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수사 기관은 ‘수사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통신사들의 자료제공현황 공개를 꺼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법원 상고와 별개로 정치권과 국회에 법 개정을 비롯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적어도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 요청을 이전 관행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의 안녕과 국가안보를 위한 협조였음에도 통신사들만 고객정보 관리 부실 기업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 개정을 통해 통신자료 제공 절차와 사후 이용자 통보조치 책임권한 등이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2012년 10월부터 신상정보를 경찰에 넘겼다는 이유로 가입자들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네이버가 패소한 이후 대형 포털들은 수사기관들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통신사로서는 관행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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