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애플페이 출시와 삼성의 루프페이 인수로 인해 결제시장이 다시 불붙고 있다. 온라인 결제시장의 경우 페이팔이나 아마존 원클릭 등을 통해 사용성이 크게 개선된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그간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시장을 주도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이 많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시도들은 의미 있는 전진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결제시장이 웹에서 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모바일로 물건을 사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이 늘고 있어 일견 온라인 시장이 더 커 보인다. 하지만 결제 관점에서 보면 아직까지 오프라인 시장이 훨씬 더 크다. 미국 소비자의 78%가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있고, 2013년 미국 소매 판매의 94%가 오프라인 쇼핑으로 이뤄지는 등 아직도 많은 결제가 오프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도 미국과 유사한 상황으로, 아직까지 오프라인 결제시장이 온라인보다 더 크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는 ‘온·오프라인이 연결된 비즈니스’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그 내용을 보면, 온라인 쿠폰이나 프로모션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결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로, ‘Online to Offline’보다는 ‘Offline to Online’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시각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프라인 결제시장을 애플, 삼성, 구글 등이 주목하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업을 전개해왔던 스퀘어, 코인, 플라스틱 등의 스타트업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인해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각광받고 있는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결제 인프라의 확보, 유통사업자와의 제휴, 사용자의 경험을 바꾸는 것 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결제 인프라의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며, 오프라인 결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유통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결제 단말기의 확산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결제 방식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감 제거 및 사용자의 가치 증진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사용성을 높여야만 시장에서의 확대가 가능하다. 애플이 이러한 점에서 가장 근접해 있으나 아직까지 인프라 구축은 미흡하다. 따라서 현재까지 이들 세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갖춘 기업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로 인해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시장 장악할 기술은
현재 오프라인 결제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위해 다양한 기술이 시도되고 사용되고 있다. 주요하게 사용되는 기술은 크게 QR 코드, NFC(근거리 무선통신), MTS(마그네틱 보안전송)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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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면, QR 코드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NFC는 애플의 애플페이와 구글의 구글월렛, MTS는 최근 삼성이 인수한 루프페이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들 기술은 각기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MTS는 마그네틱 카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마그네틱 카드는 쉽게 복사가 가능해 보안 관점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도 마그네틱 카드를 IC칩 기반의 카드로 교체하려고 하고 있어 MTS 기술은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실용성이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기술에 대체될 수밖에 없다.
QR 코드는 바코드 형태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POS 기기를 활용하기 편리하며 상당수의 바코드 리더가 QR 코드를 지원해 MTS처럼 기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특히 중국처럼 아직 신용카드 기반이 미흡하고 영토가 넓어 새로운 결제 인프라를 구축 및 확산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경우 적합한 솔루션이다.
NFC는 애플과 구글 등이 채택하고 있는 기술로 안드로이드의 경우 상당히 많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으며, 최근 출시되고 있는 애플 단말기에도 내장되고 있어 사용자 확대가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또 마그네틱 카드보다 보안성이 높아 사용자 관점에서 크게 신뢰할 수 있으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어려워 결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또 결제시장의 주요 이해관계자 중 하나인 통신사의 참여 기회를 제한할 수 있어 통신사가 선호하지 않고 있다.
NFC 기술에서 핵심은 카드 정보가 저장되는 SE(보안 요소)인데, 이를 저장할 수 있는 곳은 크게 USIM, SD 카드, 스마트폰 내장 등 세 군데로 볼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SD 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USIM 또는 스마트폰 내장 방식 중 어떠한 방식을 채택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항이었는데 스마트폰 내장 방식을 택함에 따라 통신사가 지속적으로 밀고 있었던 USIM 저장방식이 상당 부분 힘을 잃어가는 형국이다.
QR 코드, NFC, MTS 장·단점 뚜렷
국내도 SK텔레콤의 모네타, KT의 모카페이 등 주요 통신사들이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시장을 열지 못한 반면, 새롭게 결제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스마트폰 내부에 SE를 내장함으로써 삼성 등 다른 스마트폰 사업자가 비슷한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통신사가 결제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 부문 축소됐다.

NFC 기반의 결제는 북미를 중심으로 애플, 구글, 삼성 등이 주도할 것이다. 삼성은 루프페이의 MTS을 활용해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인프라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의 경우 SE를 USIM에 내장할 지 애플처럼 스마트폰에 내장할 지를 결정하지 않은 만큼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사업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애플에 비해 북미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통신사와의 관계 회복 등을 위해 SE를 USIM에 내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구글의 경우 애플이나 삼성에 비해 직접 공급하는 단말기의 수가 매우 부족해서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레노보에 매각한 모토로라와 제휴하거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결제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미국 주요 통신사들이 합작한 아이시스(Isis)의 사업성이 불투명해져 이들 업체가 삼성이나 구글과 적극적인 제휴를 할 가능성이 있어 결제시장을 둘러싼 주요 사업자와의 연합 여부에 따라 향후 주도권이 변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타 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강세이나 텐센트, 바이두 등이 결제시장에 진입한 만큼 장기적으로 이들 업체 간 경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애플, 구글, 삼성 등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대륙 전체에 NFC 결제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미 QR 코드 기반으로 결제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QR 코드가 주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인프라 전환에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기존 마그네틱 방식도 오랜 기간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MTS 방식의 결제 인프라 구축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 관점의 확대는 사용성이 가장 중요한데 오프라인 매장 결제와 더불어 택시 앱이 중국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초기 시장 확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광객이 여행시장에서 큰 고객으로 자리잡아 면세점 등에서 알리페이 등을 채택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향후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이 결제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직불카드 사용비율이 높고, 직불카드는 은행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 보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또 MTS 방식도 적용하기 어려운 결제 인프라를 가진 만큼 새로운 결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데, 유럽의 경기 침체로 인해 재원 확보가 어려운 만큼 당분간 시장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도 신용카드 사용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황이고 장기 침체로 신용카드 비중 확대 가능성이 낮아 단기적으로는 크게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다.
북미·중국·한국 중심으로 확대 가능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스마트 기기에 기반한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북미, 중국, 한국 등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북미는 애플과 삼성의 경쟁이, 중국은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최근 많은 기업이 결제시장 진출을 선언한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결제시장이 성공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된 형태인 O2O 서비스와의 결합이 필수적이며, NFC 기반의 기술의 경우 TSM(Trusted Service Manager, 모바일 결제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자)이 O2O의 핵심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어떠한 사업자가 TSM의 역할을 수행할 지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의 경우, 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아이튠즈나 관련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TSM 사업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한 융·복합 형태의 결제 솔루션을 제공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은 구글과의 밀월관계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독으로 애플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으나 결제나 마케팅 관련 서비스가 부족한 실정으로 결제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관련기업들의 추가적인 인수가 필연적인 만큼 북미를 중심으로 O2O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시장은 NHN엔터, 삼성 등 많은 기업이 시장 진입을 선언한 만큼 당분간 합종연횡을 통한 세 구축이 주요한 시장의 흐름이 될 듯 하다. 또 애플, 구글 등의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혼조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박성혁 PAG&파트너스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