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전문기관들이 꼽은 2016년 테크 트렌드
올해 우리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발표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세계 경기는 3% 중반의 성장률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우리 경제는 2% 중반의 저조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성장 모멘텀이 약하고 불확실성이 커질 때 해법을 내놓은 것은 결국 기술이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와 연구소, 컨설팅 업체, 분야별 선도업체가 말하는 올해 주목할 기술 리스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위 이코노미, SW 중심 인프라 혁신
[표]는 주요 기관의 올해 IT 분야 전망을 정리한 것이다. 가트너는 매년 10대 전략 기술을 선정, 발표하는데, 올해는 디지털 메시와 스마트 기계, 새로운 IT 세계라는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각각 3~4개씩 기술을 제시했다.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메시’라는 용어다. 다양한 기기가 그물망(mesh)처럼 촘촘하게 연결된 상태를 의미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확산하면서 카메라와 전자제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서로 연결되고 이러한 연결의 그물망이 기존의 모빌리티를 대체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액센츄어의 기술 비전도 흥미롭다. 9개 국가 2000여 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위 이코노미(We Economy)’로의 전환을 주창했다. 주요 특징은 맞춤형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The Internet of Me)’,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를 파는 ‘아웃컴 이코노미(Outcome Economy)’, 편의점에서 사진을 인화하는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판매 영역과 상품을 확장하는 ‘플랫폼 혁명’,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진화시키는 ‘지능화된 기업’, 재난현장에 드론을 투입하거나 기사를 대신 작성하는 등 인간과 로봇, 인공지능이 협력하는 ‘노동의 재정의(Workforce Reimagined)’ 등이다. 이태진 액센츄어 전무는 “앞으로 기업은 개인이 아니라 우리(We)로 사업 대상을 확장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올해 주목해야 할 소프트웨어(SW) 산업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SW 산업과 타 산업 간의 융합이 활발해지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전반이 하드웨어(HW)에서 SW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HW 역할이 최소화되고 이를 SW로 처리하는 SW정의(SDx) 기술이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으로 확산하면서 HW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 전문기업과 해외 전문 매체의 기술 전망도 눈여겨볼 만하다. 네트워크 기업 브로케이드는 올해 네트워킹 분야의 8대 트렌드를 선정했다. 클라우드 도입 가속, SW 기반 네트워크 확산,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강조되는 보안, 데브옵스(DevOps) 역할 확대, 빅데이터·애널리틱스 수요 증가, 머신러닝 본격화, 가상 아키텍처를 보유한 통신사 부상, 기술 인력난 심화 등이다.
앱 분석 기업 앱애니는 올해 주목해야 할 10대 앱 트렌드로, 구글 나우 온 탭, e스포츠, 메시징, O2O(Onlinet to Offline) 서비스, 생산성 앱, 금융서비스, tvOS, 유튜브 레드, 웨어러블, 증강·가상현실 등을 뽑았다. 해외 IT 매체인 컴퓨터월드는 5가지 파괴적인 기술로 데브옵스, 가상화 2.0, 탄소 저감기술, IT와 마케팅의 결합, 고객 경험에 집중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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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플랫폼’ 기반 신기술 경쟁
여러 기관과 기업의 기술전망을 종합해 보면 일정한 경향성을 찾을 수 있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IoT와 자율주행차, 모바일 결제 등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시대에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하고 정교한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HW보다는 SW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전성시대에 대한 기대도 읽을 수 있다. 고차원 기계학습, 자율 에이전트와 사물, IoT 인텔리전스, 실시간 인지 에브리씽 등이 주목받는 가운데, 방대한 데이터를 더 빠르고 지능적으로 분석하는 기술, 즉 머신러닝과 스마트 빅데이터 기술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안은 이 모든 혁신을 가능케하는 전제조건이다. 가트너가 ‘능동형 보안 아키텍처’로, SPRi가 ‘신산업 확산에 따른 보안 중요성 부각’이라고 지목한 내용이다. IoT와 빅데이터 등 새로운 산업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유출 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신기술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고 관련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새로운 보안 아키텍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기술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전망이 몇 가지 공통된 기반 기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인공지능·머신러닝, 소셜, 모빌리티 등으로, IDC가 이른바 ‘제3의 플랫폼’으로 명명한 기술들이다 . 특히 IDC는 그동안 IT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역량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순열 한국IDC 상무는 “전통적인 IT 영역의 성장률과 비중이 점차 하락하는 반면, 클라우드, 빅데이터, 소셜, 모빌리티 등 제3의 플랫폼 관련 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이 기반 위에서 IoT와 인지컴퓨팅, 새로운 사용자경험(UX), 3D프린터, 로보틱스, 가상·증강현실, 새로운 보안 등의 영역이 빠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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