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높으면 '무용론', 낮으면 '퍼주기' 논란일듯..수은 자본비율 양호해 이용률 낮을듯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계획을 밝힌 뒤 펀드의 재원이 되는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지불하는 대출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책정할지 고민에 빠졌다. 한은의 대출금리에 따라 자본확충펀드로 매입하게 되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금리가 결정되는데 금리가 너무 높으면 '펀드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고 낮으면 '퍼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한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지난 8일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까지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국책은행의 코코본드를 매입키로 했다.
문제는 펀드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은 대출금의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책정하느냐다. 한은은 10조원을 IBK기업은행에 대출 형식으로 빌려주고 기업은행은 캠코를 통해 이 자금을 펀드(SPC)에 재대출하게 된다. 펀드는 이를 재원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코코본드를 매입한다. 한은의 대출금리가 코코본드 발행금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구조다.
한은이 대출금리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 국책은행이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자본확충펀드를 이용할 유인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한은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 대비 낮게 가져가면 '위기시 국책은행 지원'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져 '발권력을 동원한 퍼주기'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생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조성된 은행 자본확충펀드도 한은의 대출을 재원으로 조성됐는데 당시 한은은 시중금리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책정했다. '은행채 유통수익률의 가중평균'으로 대출금리를 책정해 2009년에 연 4.42%를 시작으로 1년씩 만기를 연장하면서 2013년에는 7.62%를 적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할 때는 이미 위기가 터져 신용경색이 발생한 시점이었지만 지금은 국책은행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자금 조달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은행 자본확충펀드도 결국은 시장금리가 하락해 20조원 한도 중 4조원 밖에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에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캐피탈 콜 방식으로 자금이 지원되는 만큼 대출금리는 매번 달리 적용할 수 있다"며 "이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전적인 고유권한으로 외부에서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번달 23일 열리고 7월 중에 2차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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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코본드 금리는 한은 대출금리에 펀드 운용을 위한 각종 비용이 더해져 결정된다. 재대출에 따른 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 하락 비용과 신용위험 비용, 캠코의 펀드 관리 위탁수수료 등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다 반영하면 실제 코코본드 발행 비용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자본확충펀드 '무용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