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리프트·디디추싱 등 자금조달에 사활…완성차 업계와의 제휴도 활발

무인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들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자동차업계 제왕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자발적으로 새 주인을 찾는 공유차 업체까지 등장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세를 불리려는 공유차업계의 자체 의지와 자율주행차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자동차 공룡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근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테슬라 자동차 교통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자동차의 미래는 결국 무인자율주행차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버·리프트 등 자금조달전 치열·'중국판 우버' 디디도 가세=우버의 최대 경쟁자인 리프트는 최근 한 투자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프트는 투자은행 쿼탈리스트 파트너스와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프트는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들과 손을 잡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자신을 인수해줄 회사를 찾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온다.
리트프의 현재 보유 현금은 무려 15억달러. 지난해 3월 일본 최대 상거래업체 라쿠텐으로부터 5억3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초에도 10억 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기업가 사냥꾼 칼 아이칸 등 유명 기업과 자본가들이 리프트의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들의 자금 유치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9년 설립 이후 1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한 우버는 90억달러 가량을 현금으로 보유 중이다. 우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35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우버와 리프트 두 공룡의 자금조달 전에 디디추싱도 가세하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애플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으며 재조명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최근 세 번의 투자유치를 통해 총 7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우버에도 투자한 전력이 있는 중국 최대 국영보험사인 중국인수보험은 디디추싱에 최근 6억 달러를 베팅했다.
공유차 업계가 자금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해외시장 공략에 있다. 디디추싱은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점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우버에 밀린다. 우버가 중국까지 진출할 경우 디디추싱의 역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디디추싱은 내년 뉴욕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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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관계자는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독보적인 공유차서비스 업체로 자리매김했지만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에서는 우버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디디추싱은 상장 등을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 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자동차·IT업계와의 합종연횡=공유차업계가 앞다퉈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에는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공유차량은 미래 자동차 업계의 표준이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들은 물론이고 ICT업계까지 잔뜩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예컨대 리프트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월 리프트에 5억달러를 출자하면서 무인주행차를 리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차량을 특정인이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며 서비스하는 환경은 결국 무인차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의 개념이 소유에서 공유로 옮겨지는 무인차 시대에는 자동차 전통 제조업체들의 고민이 커진다. 당장 차량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자동차 생산량은 감소 추세로 흐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의 2002년 이후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대체로 증가했다. 하지만 뉴욕, 런던, 파리 등 대도시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중적인 서비스로 입지를 다진 우버, 리프트 등과 손을 잡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A타임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업무용 육상교통 이용 내역 중 택시 비중은 14%에 그친 반면 우버는 43%를 차지했다. 미국 시카고에서 리프트 기사들에게 차량 임대사업을 하고있는 GM은 임대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공유차 핵심은 축적된 데이터, '교통서비스플랫폼'= 더욱이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들이 축적한 빅데이터와 솔루션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나 ICT 기업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전문영역에 속한다.
최근 디디추싱은 빅데이터를 통해 교통 정체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공개했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 중국 대도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안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버를 '교통서비스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현승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호출하는 사람의 위치를 판단하고 요금을 책정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기술력 없이 불가능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이미 우버는 하루에 수백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며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ICT업체들은 장차 무인차를 활용해 무인운송, 무인배송시스템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구글이 온라인상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네트워크 시장에 대한 정보력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IT업체들에 비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유차량 서비스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연구에 뛰어든 지 오래다. 우버는 2020년까지 사람이 없이도 운전 가능한 자율주행차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피아트와 자율주행차 협력논의에 들어갔다. 리프트도 GM과 손잡고 연내 자율주행 택시 시범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이용덕 엔비디아코리아 지사장은 "지금 자율주행차 시장에는 우버 뿐 아니라 테슬라, 바이두, 애플, 구글 등이 총력으로 달려들며 이종격투기를 벌이고 있다"며 "자동차를 생산하던 업체들과 IT에 기반한 업체들 간 경쟁이 심각한 수준으로 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들 날고 뛰는데 국내는?=글로벌 시장에서 공유차량 업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과 달리 국내는 비교적 잠잠한 분위기다. 지난해 말 SK그룹이 지분 20%를 인수한 ‘쏘카’의 움직임이 그나마 활발하다. 쏘카는 2014년말 기준 3000대 가량의 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쏘카 투자에 나선 것은 다양한 렌터카 사업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쏘카 입장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기 좋은 파트너다. SK는 주유소, 멤버십 등 쏘카의 공유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소유'에서 '공유'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공유경제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은 높은 도시 인구밀도와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공유형 운송서비스의 성장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선 쏘카에 대항할만한 '선수'들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 카셰어링 시장이 5년내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ICT업계에선 유보적인 시각을 보인다.
임 센터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과 달리 국내에선 같은 성격의 공유차가 없다"며 "공유차 플랫폼이 앞으로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우리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장도 "무인차 흐름이 일상에 가져올 변화는 명백하다"며 "테슬라를 비롯해 바이두, 애플, 구글, 우버 등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을 서비스 플랫폼으로 이용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