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해외계열사 주주·출자현황 공시 의무 추진 …'롯데 법' 개정

앞으로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집단(현재 자산 10조원 이상)의 국내 계열사가 해외계열사와 거래할 땐 모든 거래 내역을 공시해야한다.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의 주주와 출자현황도 공시 의무 대상이 된다. 의무 공시 대상이 현재 기준으론 자산 10조원 이상 27개 대기업집단이지만, 정부의 기준 하향(10조원→5조원) 법개정 작업이 끝나면 52개 대기업집단으로 늘어난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14일 오전 공정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해외계열사 공시 강화 방안', 이른바 '롯데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국내 계열사가 해외 계열사와 상품·용역 거래시 국내 계열사간 거래와 똑같은 수준으로 거래내역을 공시토록 할 방침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현재 해외 계열사와 거래하는 상품·용역의 합계액만 공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각 해외 계열사와 거래하는 모든 상품·용역 거래액을 공시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
신 처장은 "내년 5월에 발표하는 기업집단 현황공시때부터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러면 국내 계열사와 해외 계열사 간 거래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또 동일인(회장 등 기업 총수)에게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의 주주와 출자현황 공시 의무를 추진할 방침이다. 해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지배 실태를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금은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의 주주현황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롯데의 '왕자의 난' 사태때 일본의 광윤사가 호텔롯데 등 국내 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지배 실태가 투명하지 않다보니 지배구조 불안과 제도의 허점(최대주주 공시) 등 여러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신 처장은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이 같은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의원입법안을 발의한 상태"라며 "정부 차원에서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 의무 대상 기준이 현재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이지만, 공정위는 법 개정을 통해 5조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10조원으로 유지할 경우 삼성 등 27개 대기업만 해당돼, 사실상 제재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5조원 이상으로 기준을 낮추면 올해 기준으로 52개 기업이 공시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공시 항목에 상호출자 현황도 추가할 방침이다. 지난 6월 대기업집단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할때 면제되는 대부분의 사전규제 항목(순환출자, 채무보증, 의결권 행사 여부 등)은 기업집단 현황 공시 항목에 포함돼 있지만, 상호출자 현황만 공시항목에 들어가지 않았다.
독자들의 PICK
지금 1,784명 읽는 중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이달 중 정부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 처장은 "해외 계열사 관련 공시를 통해 시장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장의 자율적인 감시기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해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