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원의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이야기']<1>시장성·포지션·현지경험 갖춰야

스타트업을 하면서 피해갈 수 없는 게 투자 유치를 위한 멀고도 험한 과정이다. 투자사들에 회사의 현재 위치와 향후 성장 목표, 어떻게 이를 이루어낼 지 설명하면 투자 여부가 결정된다. 밸런스히어로는 최근 시리즈B 투자금 150억원을 유치했다. 1년 만에 시리즈A와 시리즈B 투자를 이뤄낸 보기 드문 사례다. 어떻게 빠른 속도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을까? 밸런스히어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내세우는 건 인도 내 시장 포지션과 시장 성장성이다. 인도라는 시장이 생소했던 투자사들도 인도 시장 성장 수치와 우리 서비스의 특성을 설명하면 많은 부분을 동의한다.
해외 진출을 하려는 스타트업은 가장 먼저 진출하려는 시장의 크기와 성장성, 초기 시장인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현지화에 가장 중점을 두는데, 사실 현지화보다 중요한 건 시장 자체다. 스마트폰, 구글과 애플 덕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매우 단순해졌고 진입장벽도 크게 낮아졌다. 따라서 이전에 비해 현지화보다는 포화된 상태에 있는 시장인지, 이제 막 부화하는 초기 시장인지가 중요하다. 궁극적인 시장 크기가 얼마나 될 것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발전 단계에 있으며 같은 아시아 문화권인 동남아시아로 향한다. 인도네시아는 2억명이 넘는 인구가 매력적이다.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등은 산업화 초기화 단계로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모바일메신저 ‘라인’이 동남아시아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이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스타트업들이 조금만 시야를 넓힌다면 낯설지만 시장 크기와 성장성 측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인 인도가 들어온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인도는 성장성과 시장 크기에 있어서 따라올 국가가 없다는 점이 확실하게 보인다. 특히 인도인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50% 이상씩 매년 성장하고 있고,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에 있어 인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아니, 인도부터 고려해야 한다.
성장성이 검증된 시장에 들어왔다면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서비스 포지션이다. 포지션은 얼마나 사용자의 핵심 수요를 풀어줄 수 있을 것인 지와 다른 주요 서비스로 확대 가능 여부 등이다. ‘트루밸런스’도 잔액 확인이라는 유틸리티 성격의 앱이지만, 모바일 결제와 금융 서비스로 가기 위한 핵심 길목인 모바일 충전 서비스로 자연스럽고 쉽게 확장이 가능하다는 포지션의 경쟁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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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우리의 잠재적 경쟁사인 ‘paytm’은 알리바바로부터 5조원 기업가치로 1조원 이상을 투자받은 모바일 핀테크 업체다. 이들도 초기에는 모바일 충전 서비스만을 제공했으나, 2020년 500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 시장으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마지막 세번째는 현지에 살아봐야 한다. 핵심 팀과 대표이사가 최소한 반년 또는 1년 이상 현지에 거주하면서 시장 상황과 현지인들의 행태에 근거해 서비스를 만들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특히 서비스 초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밸런스히어로 핵심 인력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인도에서 거주하며 서비스 출시를 준비했다. 지금도 1년 중 3개월 이상은 인도에서 보낸다. 대표이사인 나의 거주기간은 6개월 이상이다.
해외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올수록 우리 경제의 미래가 밝아진다. 아니 어찌보면 우리 경제의 유일한 출구일 수 있다.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고, 미국과 중국은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남은 시장들이 많다. 특히 인도와 동남아 모바일 서비스 시장은 초기 시장, 성장성, 시장 크기 등 측면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성과 서비스 포지션, 해외 경험의 3박자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연마해 나간다면 3년, 5년 후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이 한국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