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규제는 맛보기" 끝장 카드 꺼낸다…1주택 전세대출 14조 정조준

"이전 규제는 맛보기" 끝장 카드 꺼낸다…1주택 전세대출 14조 정조준

권화순 기자, 박소연 기자, 김도엽 기자
2026.04.13 07:00

[MT리포트]금융, 부동산과 헤어질 결심 (上)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금융에 달렸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공식화 했다. 궁극적으로 LTV(담보인정비율) 제로(0)가 목표다. 다주택자에 이어 그간 건드리지 못했던 1주택자와 전세대출 규제도 처음으로 시작한다. 부동산과 금융, 이번에는 제대로 헤어질 수 있을까. 실현 과제를 짚어본다.

[단독]'1주택자 전세대출 14조' 만기연장 제한 타깃..배수진 친 정부

가계대출 규제 강화/그래픽=임종철
가계대출 규제 강화/그래픽=임종철

전세대출 보증 공급액/그래픽=이지혜
전세대출 보증 공급액/그래픽=이지혜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 보증 금지와 함께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을 불허하는 '초강력' 대출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대출 보증기관 3사의 전세대출 보증액만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된다. 본인이 거주할 집이 아니라면 아예 대출을 틀어 막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다.

12일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1주택 이상의 전세대출 보증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3조9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증 3사의 지난해 전체 전세대출 보증액 109조3995억원의 12.7% 수준으로 전세대출을 받은 8명 중 1명은 유주택자라는 뜻이다.

지난 2018년 이후 2주택자 이상의 전세대출이 금지돼 대부분은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으로 볼 수 있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액은 2024년에도 전체 보증액의 12.8%인 14조9024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10조원을 넘었다.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에서 공적 보증기관 3곳 중 한곳의 보증을 받아야 한다. 당초 대출액의 90%까지 보증 했으나 지난해 6·27 대책 이후 80%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1주택자에 대한 보증한도는 지난해 9월 이후 3사 모두 2억원으로 제한한다. 보증비율을 감안하면 실제 1주택자에게 나간 지난해 전세대출 공급액은 14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이라서 공적인 기관이 보증을 서는 것이지만 1주택자도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는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이 거주할 전셋집은 전세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만기를 원칙적으로 연장하는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이후 2억원으로 제한한 1주택자 전세대출 신규 보증을 아예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규 보증과 만기 연장이 막히면 은행은 1주택자 전세대출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금융당국은 다만 자녀 교육이나 부모 봉양, 직장 이전 등의 예외 사유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처럼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 한해 전세대출 규제를 시행할 여지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다주택자 대출규제는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를 비롯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규제 '카드'를 정부는 다 갖고 있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위한 고강도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영끌' 대출자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전세대출을 갚기 위해 본인 소유 아파트를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갭투자'가 불 붙은 지난 2020년~2022년의 대출 금리는 대략 연 2~3%였으나 현재는 연 5~7%로 금리가 3%P(포인트) 이상 뛰었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결국 영끌 매수자들도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만 다주택자 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 갭투자자도 '4개월 내 실거주 입주 의무'를 완화해 이들 보유 주택의 매물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주담대로 돈 벌면 자본비율 추락"..은행 스스로 부동산 금융 포기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 추이/그래픽=윤선정
금융권 가계대출 증감 추이/그래픽=윤선정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을 통한 자본부담 확대 방안/그래픽=김지영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을 통한 자본부담 확대 방안/그래픽=김지영

"부동산으로 돈 벌겠다는 은행에는 자본 부담을 대폭 늘려 스스로 부동산 금융을 포기하게 만들겠다."(금융당국 관계자)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로 '이자 장사' 하려는 은행의 자본부담을 대폭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대출 회수를 넘어 아예 '공급자' 스스로 주담대를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상응하는 부담을 키우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을 금융회사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외에도 기존의 고가 주택·고액 주담대 및 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지금보다 1.5배 이상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금융회사 자본비율은 하락한다. 보통주 자본비율 13%를 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주주배당 확대 등에 발목이 잡힌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의 하한을 올해부터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은행의 자본부담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규제 효과는 3월말 기준으로 사실상 '제로'(0) 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3월 은행 주담대가 2700억원 순감해서다. 기존 주담대 잔액이 아닌 신규 주담대에만 위험가중치를 상향했기 때문에 주담대를 늘리지 않은 은행의 부담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신규 뿐 아니라 기존 주담대에 대해서도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카드'를 검토 중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15▶20%) 효과/그래픽=김지영
은행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15▶20%) 효과/그래픽=김지영

금융당국은 특히 고가 주택 주담대나 고액 주담대, 고DSR 대출을 '고위험 주담대'로 분류해 위험가중치를 올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고위험 주담대로 분류되면 위험가중치는 현행 20%에서 30~35%(표준기준)로 1.5배 가량 대폭 상향된다.

지난 2014년 도입된 고위험 주담대 규제는 △만기 일시상환 및 거치식 분할상환 △3건 이상의 다주택 △만기연장한 고위험주담대인 경우만 평균 대비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다주택자 대출이 금지되고 30년 이상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이 대부분인 현 시점에는 이 기준에 부합하는 대출을 거의 없다.

고액·고가 주택이 경우 경기 침체기에는 경매 낙찰가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부도확률(PD) 및 부도시 손실률(LGD)이 높은데도 현재는 별도의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다. 연체율이 높은 고DSR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자본부담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논의된 가계대출 부문의 경기대응 완충자본 및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 도입도 금융당국이 쓸 수 있는 남은 카드다. 유럽 주요국이 도입한 자본규제로, 가계대출의 절대 규모가 크거나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파른 은행에 추가적으로 자본부담을 키우는 방안이다.

올해 은행권은 주담대를 사실상 순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묶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지키지 않은 일부 은행은 패널티 적용에 따라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현행 88.6%에서 80% 낮추는 중장기 로드맵도 발표했다. 한층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주담대 자본규제가 추가로 강화될 경우 부동산으로 은행 돈이 흘러가는 것은 '원천봉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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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박소연 기자

기사로 말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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