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SNS 설전'… 외교 실수인가, 전략적 한수인가

이스라엘과 'SNS 설전'… 외교 실수인가, 전략적 한수인가

김성은 기자, 조성준 기자
2026.04.13 04:16

李대통령 "보편적 인권 존중이 국제상식" 연일 작심 비판
이스라엘 반발엔 "전세계인 지적 되돌아볼 만한데, 실망"
"평소 소신" "이란과의 협상 위한 실리적 계산" 해석 분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주말 내내 이스라엘 일각의 반인권적 행태를 겨냥해 SNS(소셜미디어)에 게시물을 연이어 올린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보편적 인권문제에 눈감지 말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 통항문제를 두고 이란과 협상 중인 상황에서 고도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 "참혹극 되풀이 안돼"=이 대통령은 12일 SNS에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 부른다"며 "매국행위를 하면서도 사욕을 위해 국익을 해치는 것이 나쁜 짓임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고 적었다. 또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며 "그게 우리 헌법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SNS에 올린 이스라엘 관련 글에서 촉발된 논란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이스라엘군이 작전 중 팔레스타인 대원 시신을 건물 아래로 떨어뜨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2024년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군사작전 도중 벌어진 일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2024년 9월 실제 상황"이라며 "시신이라도 이런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추가로 적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2024년 사건을 현재 일처럼 제시한 가짜계정을 인용했다"며 "게시물을 올리기 전 항상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반인권적 행동에 대한 전세계인의 지적을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며 "나의 필요 때문에 누군가 고통받으면 미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재반박했다. 외교부도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을 표명한 글의 의도를 잘못 이해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국익중심 실용외교' 외쳤는데, 갑자기 왜?=논란이 증폭되자 이 대통령의 발언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취임 후 일관되게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외친 만큼 타국을 직접 겨냥하는 듯한 발언이 이례적이어서다.

우선 인권문제에 대한 평소 소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SNS 이용자는 "팔레스타인 참상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무원칙한 편향이 아니다. 보편적 인권이 외교적 계산보다 앞선다"고 적었고 이 대통령은 이를 재게시하며 공감의사를 드러냈다.

외교적 맥락도 거론된다. 최근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위기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이 대통령과) 의견통일을 이뤘다"며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재개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만큼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중동정세에 대한 주요국 시각을 공유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사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한 비판여론이 커진 점도 변수로 꼽힌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합의 직후에도 "아직 완수해야 할 목표가 남았고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웠다.

실리적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있다.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해협에 묶인 선박 26척의 통항문제를 두고 이란과 협상 중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이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준 측면이 있다"며 "협상포석일 수 있다"고 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경제충격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중동상황 여파로 올해 성장률은 2%를 밑돌고 물가는 2.2%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1일 SNS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들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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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입니다.

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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