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하면 뭐하나 "3년째 텅텅"…미입주 덮친 건설사 '돈맥경화' 비명

분양하면 뭐하나 "3년째 텅텅"…미입주 덮친 건설사 '돈맥경화' 비명

배규민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4.13 06:10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현황/그래픽=임종철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현황/그래픽=임종철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 리스크가 미분양에서 미입주로 확산한다.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에 나섰지만 준공 이후 잔금회수까지 막히는 사례가 늘면서 건설사의 재무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 5000가구 매입에 나서는 등 대응책을 이어간다. 매입대상 확대와 부분매입 도입 등 제도개선도 병행한다.

그러나 정책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국토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5.9% 증가했다. 특히 이 중 86.3%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며 지방 중심의 구조적 리스크가 지속된다. 이에 따라 단순 미분양을 넘어 자금회수 지연문제로 이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

건설업계에서는 미입주 리스크를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 분양이 이뤄졌음에도 입주가 지연되며 잔금이 유입되지 않는 구조가 확산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분양률 확보만으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최근에는 실제 입주와 잔금납부까지 완료돼야 자금회수가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미입주 문제가 빠르게 확산했다. 경기도 한 지식산업센터는 준공 이후 3년째 공실상태가 이어졌으며 잔금대출을 받은 수분양자들의 이자부담만 누적된다. 잔금미납으로 등기이전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업장 단위에서도 PF 리스크가 현실화한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지식산업센터 '당산역 2차 SK V1'은 지난해 8월 준공승인을 받았지만 미입주 물량 등이 남아 잔금회수가 지연된다. 지하철 2·9호선 더블역세권 입지에도 자금회수가 막히면서 PF 차입금 상환을 위해 688억원 규모의 추가 지급보증이 이뤄졌다.

다른 사업장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이어진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 입주지연으로 본PF 보증이 현실화하며 2940억원 규모의 PF 차입금을 채무인수·상환했다. 신세계건설 역시 지식산업센터와 생활형숙박시설 2개 사업장에서 계약해지와 잔금미납이 이어지며 약 80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지식산업센터 거래 추이/그래픽=김다나
지식산업센터 거래 추이/그래픽=김다나

이같은 흐름은 건설사의 재무지표 악화로 연결된다. 실제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동일한 자금회수 지연현상이 확인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의 매출채권은 약 25조원으로 늘었고 이 중 1년 이상 회수지연 채권은 8조원에 달한다. 특히 대손처리되지 않은 장기 미회수 채권도 5조6000억원 규모로 추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부진이 이어진다. 최근 3년간 공급된 사업장의 평균 미분양률은 37% 수준이며 총사업비 기준 8조원 규모의 미회수 리스크가 잠재된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량과 거래금액도 급감하며 시장 유동성이 위축된 상태다.

정부는 LH의 매입과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안심환매사업 공정률 기준 완화, CR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 활성화 등을 추진하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분양가와 수요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책만으로 수급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고분양가 기조와 제한적인 수요기반을 고려하면 세제완화만으로는 주택구매 유인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LH의 매입확대나 CR리츠 활성화 역시 누적 미분양 규모 대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공공주택 중심 공급정책과 금융규제 강화기조도 건설업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정책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자금조달 환경은 악화하면서 사업추진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공급정책의 실행시점과 정비사업 지연 등을 감안하면 수도권 핵심지역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을 단기간 내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건설산업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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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홍재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홍재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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