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싹 빠지고..."아들아, 강남 집 물려줄게" 매물 뚝뚝뚝

김지영 기자
2026.04.02 20:43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매물 변화/그래픽=이지혜

서울 아파트 매물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한때 급매물이 증가하며 가격 조정 움직임까지 나타났던 강남권의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급매물 소진과 함께 부동산시장이 다시 거래 절벽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4월 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1만8752건으로 일주일 전 2만968건 대비 10.6% 감소했다.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1만231건에서 1만645건으로 5.5% 줄었고 동작구도 2685건에서 2554건으로 감소했다. 한동안 매물 증가를 주도했던 강남3구에서 공통적으로 매물 감소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강남3구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공식화된 이후 급매 성격의 매물이 빠르게 증가했던 지역이다. 세 부담을 고려한 매도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단기간 매물 확대와 함께 가격 조정 흐름이 형성됐고 이는 강남3구를 넘어 인접 자치구와 한강벨트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흐름이 진정되는 모습이다. 기존에 시장에 나왔던 매물이 거래 체결로 이어진 가운데 추가 매물 출회가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매물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송파구와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를 포함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곳에서 매물이 줄거나 정체 흐름이 나타났다.

거래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양도세 부담을 고려한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901건으로 1년 전(514건)보다 증가했다. 특히 강남3구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87건으로 전년 대비 2.1배 늘었고 서초구(62건)와 송파구(56건)도 각각 1.9배, 1.6배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한 매물 출회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단기적으로 나타났던 매물 증가 흐름이 점차 더뎌지고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세와 보유세, 금융 여건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환경 조성과 안정적인 공급 기반 마련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강남권 매물 변화는 세제 중심 정책의 반짝 효과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다주택자 규제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향후 주택시장 흐름은 정책보다는 수급과 자산 전략 변화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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