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맹신의 대가[우보세]

김도윤 기자
2021.11.22 03:3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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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코로나19 위증증 환자가 500명에 근접,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1.17/뉴스1

"2차 접종률 70%, 전반전 끝나고 축포 터트린 것과 마찬가지."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고 3주째에 접어들면서 우리 방역 환경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연일 신규 환자는 3000명 이상, 사망자는 20~30명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위험 수위인 80%를 넘었다.

방역 현장에선 이미 수도권 의료 체계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코로나19 환자만 800명 이상이다. 이상하다. 정부는 일상회복으로 신규 환자가 5000명까지 늘어도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왜 벌써 의료 체계 여력이 급격히 떨어졌을까.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맹신을 지적한다.

정부는 위드코로나에 따라 확진자 수가 늘어도 예방접종 효과로 위중증환자가 크게 불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증환자를 재택치료로 돌리면 병상 수 등 의료 체계도 버틸 수 있다고 봤다.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를 믿었기 때문인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단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 일상회복 뒤 요양병원·시설에서 줄줄이 집단 돌파감염(예방접종 완료 14일 경과 뒤 감염)이 발생하며 고령층 중심으로 위중증환자가 급증했다. 수도권 병상은 빠르게 채워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2~3개월이 경과하면 감염 예방 효과뿐 아니라 중증 예방 효과까지 떨어지는데 이를 간과했다.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고존)에 앞서 고위험시설에 대한 사전 방역 관리가 부실했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뒤늦게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시기를 단축했지만 실제 접종 때까지 기간 공백이 발생한다. 그 사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중증환자가 더 늘면 의료 체계가 버티기 힘들다.

정부는 고령층이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수개월이 지나 추가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 전 국민 예방접종률 70%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일상회복을 서둘렀다. 2차 접종으로 코로나19와 싸움이 끝나는 게 아니라 추가접종을 무기로 후반전을 준비해야 했는데 전반전을 마치고 승리 세리머니를 한 셈이다.

추가접종에 대한 국민 참여가 떨어지는 배경에도 정부의 실책이 있다. 2차 접종만으로 방역패스를 주며 일상회복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 와 추가접종을 독려해도 국민이 체감하는 정도가 기본접종 때와 다르다. 앞서 우리 정부 스스로 예방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2차 접종만으로 위중증 및 사망 예방 효과가 높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상회복 전 사전 대응도 미흡했단 평가다. 병상과 의료인력은 정부가 원한다고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행정명령으로 병상 수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 얼마나 따라올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다. 코로나19 환자 병상을 늘리면서 비코로나19 환자의 의료 복지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설령 병상 수를 늘린다 해도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부족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행기가 아무리 많아도 조종사가 없으면 비행기를 운행할 수 없는 것처럼 병상 수를 부랴부랴 늘려도 환자를 볼 전문 의료진이 없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수도권은 의료 체계가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보다 빠르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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