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시한을 당초 알려진 것보다 하루 늦은 오는 22일 저녁(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으로는 23일 오전)으로 제시하면서 이란에 2차 종전협상 합의를 재차 촉구했다.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지 않고 휴전이 종료되면 곧바로 군사작전을 재개하겠다는 압박성 발언도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 2주 휴전 종료 시점은)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22일) 저녁"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당초 오는 21일까지가 2주 휴전 시한으로 해석됐지만 이란이 미군의 이란 해상 봉쇄를 이유로 2차 협상 불참 입장을 고수하자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휴전 발효 시점을 탄력적으로 해석, 의도적으로 휴전 기간을 최대한 늘려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과의 2차 협상은 오는 21일 시작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이날 파키스탄으로 떠날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또 "합의가 없다면 전투가 즉각 재개될 것"이라며 "미군의 이란 해상 봉쇄는 합의가 체결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둘러 나쁜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고 시간은 충분하다"고도 말했다. 협상 타결을 최대한 시도하되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합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PBS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휴전기간이 종료되면) 많은 폭탄이 터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협상 결렬시 무력 재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선 "베네수엘라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란에서의 결과도 놀라울 것"이라며 "이란의 새 지도부(정권 교체!)가 현명하다면 이란은 위대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 1월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을 기습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체포·압송한 이후 베네수엘라가 트럼프 행정부와 손잡고 석유를 수출하기 시작하는 등 대외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이란에 대해 '당근과 채찍' 전략을 번갈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 지도부가 현명하다면'이라는 단서를 언급한 것은 종전 협상과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을 두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을 비롯한 협상파와 강경 군부간 내부 이견 정리를 촉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마다 발언을 번복하면서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 2차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고 곧 도착한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인터뷰 직후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아직 미국에 있고 파키스탄으로 떠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의도적으로 혼란스러운 발언을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명시한 '21일 협상'도 논란이다. 폭스뉴스 진행자 마리아 바티로모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 따르면 협상은 21일부터인 만큼 '오늘밤 합의'는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바마드 협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 차원에서 진정성 없는 협상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심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