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①]20년에 200배 불린 軍 신화
“돈이 몰리는 곳에는 반드시 군인공제회가 있다”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과 대규모 부동산매매 시장에서 군인공제회는 혁혁한 전과(戰果)를 거두고 있다.
1982년 군인과 군무원의 복지증진을 위해 223억원으로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금융상품투자, 아파트 건립사업, 건설-SOC사업, 사업체 운영 등 성공적인 사업다각화를 이뤘다. 그 결과 자산규모가 20년만에 200배, 4조6582억원으로 불어났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는 2003년 6월 주당 1만원에 인수했던 금호타이어. 1750만주를 사서 749만주를 공모가 1만4600원에 팔아 348억3000만원의 현금수익을 거뒀다. 2003년 배당으로 받은 127억원, 2004년도 250억원까지 합할 경우 현재까지 725억원을 벌었다. 보유중인 주식 1001만주 추가 매각 및 배당 등을 통해 향후 최대 1500억원까지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크라운제과와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해 지분 32.9%(700억원 투자)를 인수한 해태제과의 상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군인공제회가 금호타이어에서 세운 전과는 보수적이던 연기금들의 행태를 변화시켰다. 연기금들이 진로 인수.합병(M&A)전에 파트너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조건 국채에만 돈을 묻어두던 연기금들이 M&A전에 나타난 것은 불과 몇해전만해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군인공제회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2000년도부터 2004년까지 올린 수익률은 연평균 7.7%. 올해는 480억원의 당기순이익과 9.65%의 목표수익률을 정했다. 시장금리가 4%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대형 기금이 거둔 수익률로는 놀라운 것이다.
그렇다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린 군인공제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선별능력,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는 용인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단성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대기업들도 급전이 필요할때 군인공제회를 찾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의 막대한 현금 동원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실력이 소문나면서 사업 및 투자제안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른바 '빅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참여요청 대상에서 배제된 적이 거의 없다. 지난해 부동산과 관련해 접수된 사업제안서만 440여건. 금융분야까지 합칠 경우 1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10여건만이 실제 투자로 연결될 정도로 신중한 검토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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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대측에게 투자손실 방지 방안이 뭐냐를 꼬치꼬치 따져묻는다. 저금리 환경속에서 회원들에게 8% 이자(회원급여율) 수익을 주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게 군인공제회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다르다.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국방부 업무 감사, 자체 감사 등 이중삼중의 견제 속에서도 판단이 선뒤의 진행과정은 군사작전처럼 신속하고 과감하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인수 계약이 이뤄진 지난해 6월까지 무려 10개월의 검토과정을 거쳤지만, 결정이 내려지자 2500억원의 투자금액을 일시에 집행했을 정도이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흔히들 군 출신이기에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장원리에 충실하고 합리적이면서 내부조직시스템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금융투자 실무를 담당하는 금융투자본부 인력은 경리장교 출신 8명을 포함해 전 인원이 16명에 불과하다. 외국계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도 드물다. 따라서 실제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짓는 단계에서는 내부 자문단과 외부 컨설팅 기관을 적극 활용하는 등 철저한 아웃소싱 원칙을 준수한다. M&A 이후에도 최대한 간섭을 배제하고 경영권을 보장하는 투자원칙이 시장에서 평가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군인공제회는 `우량기업이면 어느 곳이든 인수한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는 지분인수 및 사모펀드(PEF) 등 금융분야에 6800억원을 신규 투자할 계획이다.
군인공제회의 내부 M&A 리스트에는 우리금융지주,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매물로 나온 웬만한 기업들의 이름은 죄다 올라있다.
김승광 군인공제회 이사장은"군인공제회가 대량매입이나 대주주지분참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우리금융지주그룹의 주식을 매입할 수도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군인공제회는 나아가 칼라일 론스타 등 외국자본과의 제휴를 통해 일본 중국 태국 인도 등에 진출, 토종자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내 무대 큰손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